포털은 '공공의 적'인가, '신문의 적'인가.

인터넷/열공 IT 2008. 12. 8. 23:57
'포털은 공공의 적' 이라고 한다. M경제가 8일 새로 시작한 시리즈 타이틀이다.
http://news.mk.co.kr/newsRead.php?sc=50100029&cm=IT·인터넷&year=2008&no=742368&selFlag=sc&relatedcode=&wonNo=743244&sID=501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매체들이 포털이 얼마나 나쁜가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도, 포털은 속수무책이다. 그들이 "언론의 영향력을 누리면서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포털은 정작 '입'이 없어서 반박도 못한다. 이게 무슨 언론인가. 자체 기사도 못 쓰고, 해설도 못하고, 논평도 못하고, 반박도 못하는게 '언론' 맞나.

M경제 가라사대....."한국 포털업계가 나 홀로 성장의 덫에 빠졌다. 주변 산업의 생태계를 무시한 채 외형적인 성장에만 급급하던 포털이 광우병 파동과 악플 사건, 불법 콘텐츠 유통 방조로 인한 검찰 수사 등 악재가 겹치면서 포털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나홀로 성장이라, M경제도 지적했듯 3분기에 네이버 nhn과 다음 모두 실적 부진이다. 둘 다 광고수입 먹고 사는지라, 이런 불경기에 내년도에도 실적 전망 어둡다. 뭔 나홀로 성장의 덫인지. 여튼, 주변 생태계를 무시했는지, 좀 살펴보자.
광우병 파동과 악플 사건은 그 여파로 규제 여론이 높아졌으니, 악재 맞지만 그렇다고 포털이 무진장 나쁜 놈이라고 설명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 불법 콘텐츠 유통 방조? 불과 몇년 전 검찰이 이 문제를 검토했다가 별 볼일 없으며, 혐의 입증 안된다는 이유로 수사 접었다는 '루머'같은 얘기도 있다. 여튼,


M경제 논리는 이렇게 출발했다. 내년 실적 어둡다는 것.
맞다. 어둡다. 이건 광고로 먹고 사는 모든 기업이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매체는 더욱 심각하다. 포털 등 온라인 매체 걱정해줄 때가 아니다. 이거야, 포털이 '공공의 적'이라는 주장과는 상관없는 얘기다.

또다른 어려움의 근거로, 포털이 불법 음원 유통 방조했다는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는 것. 비록 한미FTA협정에서는 온라인서비스사업자(OSP)의 경우, 모든 게시물이 저작권을 위반했는지 안했는지 일일이 확인할 길이 없으니 일단 전체 사전검열(모니터링)의 의무에서는 '면책'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검찰이 심각하게 이 문제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이슈와 관련, 포털이 바보가 아닌 바에야 몇년 전부터 법적으로 문제될 만한 부분은 조심했을게다. 그걸로 부족하다는데, 이건 법정 가서 싸울 일이다. '공공의 적'인 이유라고 몰아붙이기엔 어이없다.
역시 다음이 이메일 정보 유출로 인해 일부 이용자들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는 것도 제목과는 큰 상관없는 얘기다. 다음, 사과하고 보상책 내놓았다. 부족하면 소송 통해 배상하면 된다.

기사는 지적한다. 정치권에서는 포털사이트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규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권에서는 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또 포털의 뉴스서비스도 신문법에 따라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미디어법 개정안도 발의한 상태다.
이 같은 규제 움직임이 구체화될 경우 포털로서는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과 함께 모니터링 인력을 확충하는 등 추가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자, 포털 사회적 책임 위해 규제강화? 이건 포털 사회적 책임이 아니라 이용자 편의를 줄이고, 이용자 표현의 자유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오는 조치들이다. 우리 규제는 이용자에게 직접 재갈을 물리는게 아니라, 포털 등 인터넷서비스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업체들은 알아서 지우거나, 열심히 검열해야 하는 거고, 직접 규제 대상이 아닌 이용자들은 눈뜨고 당해야 한다. 이게 포털이 공공의 적인 이유? ^^:: 포털이 신문법 따라 규제받아야 하고, 모니터링 인력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면 이건 부당한 규제다. 신문법은 규제법안이 아니라 진흥법안이고, 모니터링 인력 확충은 대형 포털이 아니라 중소 인터넷서비스 업체에게 부담이다. 언론이라면, 이같은 규제의 문제점을 지적해야지, 이런 규제로 인해 포털이 어려워질걸 걱정해줄 필요는 없다.

기사는 이같은 위기에 대해 "그동안 나홀로 성장에만 급급했던 사업모델의 한계"라고 하면서 "나홀로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주변 산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면서 잠재적 우군도 적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라고 지적한다. "포털산업에 위기가 닥쳐도 이를 적극적으로 옹호해주는 세력이 아무도 없다는게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포털의 성장이 가장 신경쓰이는 곳은 사실 신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신문광고 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으며, 인터넷 광고시장은 성장세다. 나홀로 성장하면서 주변 산업계에 피해를 입혔다고 하지만, 이것은 일종의 밥그릇 싸움이다. 패러다임 변화에 저항하는 오프라인 신문들의 항변이지만, 그렇다고 포털의 성장을 멈추고 밥그릇을 무리하게 나누자고 할 만한 근거는 되지 못한다. 적극적으로 옹호해주는 세력이 없는 것은, 정확하게 말하면 적극적으로 포털 입장을 대변해줄 신문이 없다는 게다. 미디어 패러다임의 변화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상황이다. 신문의 어젠다 셋팅 효과가 예전같지 않은 상황이다. 신문은 포털의 상승세가 가장 달갑지 않은 곳이다.

기사는 포털의 가두리 사업모델도 비판한다. 모든 정보를 포털 안에 담아내는데 주력하고, 외부 사이트들은 좋은 정보가 있어도 가입자를 모으기 힘들었다는 얘기다. 자, 포털은 요즘 모든 매체들에게 '아웃링크' 방식으로 기사 트래픽을 넘겨준다. 미디어다음 블로거뉴스에서 해당 게시물을 클릭하면, 다음이 아니라 바깥 블로그로 넘어간다. 가두리 비판은 다소 시기가 오래된 얘기다. 포털이 검색 대상을 자사 콘텐츠로 한정하던 건, 성장 초창기 얘기다. 오히려 아웃링크로 트래픽 모아주는게, 서버 다운 우려 등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하는 곳은 어디던가.

기사는 포털이 새로운 서비스 개발 등한시했다고 한다. 동감한다. 구글이 날마나 쏟아내는 새로운 서비스 보면, 기가 막힐 따름이다. 미국에서 여전히 새로운 인터넷 신화들이 만들어지는 걸 보면, 감탈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국내 인터넷기업에선 정말 감동할 만한 서비스 없었다. 네이버, 다음, 반성 많이 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걸 국내 포털 탓만 할 수 있나? 해외에선 개인정보보호 위해 주민번호 받으라는 얘기도 없고, 모니터링 위해 자회사 두라고도 않는다. 우리는 인터넷규제선진국이다. 포털, 최근 혁신적인 거 못 내놓는다고 돌 던져도 괜찮지만....국내 인터넷 업계가 해외에 비해 시달려야 하는 각종 규제에 대해서도 '언론'이라면 마땅히 지적해야 마땅하다. 언제까지 국내 댓글문화가 유난해서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하겠나. 미국 대선에서 가장 활약한 1위 블로그 사이트 허핑턴포스트(
www.huffingtonpost.com), 글 하나 뜨면 댓글 수천개씩 달렸다.

불법 다운로드 조장하는 불법 사이트 광고해준다고 하는데, 불법 사이트 광고 못한다. 요즘 어느 포털이 간 크게 그런 짓거리를 하겠나. 광고 눈 멀어도, 그렇게 리스크 큰 짓 못한다. 포털 잡겠다고 눈 부릅 뜬 분들이 한두분이 아닌데, 감히 불법스러운 일은 못한다. 음원 저작권 문제도,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다해놓고 본다는게 포털 입장이었다.

포털이 모든 걸 잘 한다는 식으로 얘기 하고 싶지 않다. 포털은 최근 몇년간 눈 번쩍 뜨일 서비스 내놓지 못했다. 다음이 아고라로 그야말로 웹2.0 시대의 소통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해도, 그게 세계적 경쟁력 갖춘 현신을 뜻하지 않는다. 아고라는 오히려 오래된 게시판 서비스다. 구글을 비롯해 해외 인터넷 서비스 발전하는 모습을 훔쳐보면, 기막힐 뿐이고, 우울할 뿐이다. 국내 업체들 뭐하고 있냐고 돌 던져 마땅하다.

그렇다고 해서, 포털은 공공의 적, 이란 식으로 신문이 돌 던지는 행태에 대해서는 할 말 많다. 신문이 오늘날 국민들로부터 '사회적 공기'로서 존중받고 있는지, 올곧은 미디어 역할로 존경받고 있는지, 따지는 건 다음으로 미루자. 언론이 사회 발전과 이용자 편의를 위해서 포털 비판하는 건지, 맹목적 혹은 다른 목적에 따른 비판인지는 아마 독자들이 판단할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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