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도 인터넷 실명제 해야한다고 똑같은 논의를 했습니다. 법 결국 만들었습니다.(제한적 본인확인제) 문제가 해결됐나요? 아닙니다. 그럼 또 왜 이 짓을 합니까.”
권력자들은 자율적 의사표현 구조에 ‘관심’이 많고, 가만 있자니 억울하고,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11일 국회 미래과학기술 방송통신포럼(공동대표
일단, 권력자들이란 ‘지배’하고 싶으니 규제한다고 치자. 그렇다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실제 어떤 법을 만들어도 그것이 의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많은 법이 만들어지죠. 인터넷 규제 정책 방향 논의할 때마다 그렇죠. 뭐, 열심히 하시는 것을 어쩌겠습니까………근데 사실 그건 ‘삽질’입니다.”
점잖은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저명한 학자이신 발제자께서 ‘높은 어르신들’ 하는 일에 대해 ‘삽질’이란다. 경건하고 지루한 토론회, 갑자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황 교수는 “인터넷 규제, 지금 왜 논의하는지, 지난 촛불시위와 연게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분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들도 그렇게 바라보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법은 국민에게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방적으로 법을 만들고 칼부터 휘두르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앞서는 정부’가 과거에 행했던 ‘삽질’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몇 년 전 바다이야기가 온 국민을 도박꾼으로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게 나온 가장 큰 이유는 게임산업 진흥하겠다는 문광부의 놀라운 노력이었고, 국회나 정부가 적극 협력한 결과였습니다.”
대체 왜 이런 ‘삽질’이 반복되는 것일까. 특히 최근 인터넷을 둘러싼 황당한 법 개정안들은 왜 자꾸 나오는 것일까.
“안타까운 사실은 사이버 공간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사이버 문화 만들어져서 현실세계 어떻게 영향 미치는지에 대해….권력쥐는 분들, 국회, 정부는 놀라울 정도로 무지합니다.”
일단 정부와 정치인들이 익명성이 인터넷 만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대목. 따라서 실명제 하면, ‘건강한 인터넷’이 될 것이라고 하시는 인식에 대해 황 교수 발제문을 참고해보자.
‘문제는 사이버 공간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단지, 현실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익명성과 욕설, 비방, 폭력과의 관계는 뚜렷하지 않다…현실 공간에서 벌어지는 반사회적 행동이나 욕설 비방 폭력은 거의 사이버 수준이거나 이것보다 더 많다. 심지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를 좋아하는 일부 정치인들은 자기 이름을 걸고 욕설, 비방, 폭력을 행사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익명성이 반사회적이거나 범죄적인 행동을 한다고 가정할 수 없다.’
익명성이 문제가 아니라면, 인터넷의 문제들은 어디서 풀어야 할까.
“사이버 공간이 시궁창 같다고 생각한다면, 시궁창을 없애지 않고 정화하는 방법을 찾아야죠. 시궁창만 깨끗이 청소한다고 정화되는게 아니라 실제 하수물이 어디서 흘러오는지 보고…왜 깨끗이 해야 하는지 사람들이 공감하는게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그런데 황 교수는 시궁창 이론에 대해 단서를 붙인다. 즉 가능하면 잘 통제되고, 강박적일 정도로 깨끗한
오히려 겉으로는 엉망이고 중구난방인, 이런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나 싶을 때가 있는데, 놀랍게도 그 사회가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한다. 예컨대 미국에 대해 저런 XX같은 나라가 뭔 선진국이냐, 고 했는데 그런 사회에서 새로운 창의성이 끊임없이 나오더란 게다.
“변호사들은 법이 많아지면 좋겠지만, 대한민국 사회에는 나쁩니다. 인터넷은 초창기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규제할 줄 몰랐기 때문에 거기에 편승해서 많이 발전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인터넷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발전시킨다고 하는 건, 확실하게 죽이는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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