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조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4.01 <인터넷> 정보매개자가 뭐길래.. '마닐라 원칙' 만세 (1)
  2. 2014.06.17 <잊혀질 권리> 우리는 이미 과하지 않나요?

<인터넷> 정보매개자가 뭐길래.. '마닐라 원칙' 만세

표현의자유 2015. 4. 1. 23:18

글로벌 시민단체들이 '마닐라 원칙' 발표했습니다. 정확하게는 “Manila Principles for Intermediary Liability”.

전자프론티어재단(EFF) 비롯해 국내 오픈넷 다양한 단체들이 정부와 정보매개자(intermediary) 법적 책임에 대한 원칙을 온라인으로 논의했고, 지난주 마닐라에 모여 회의, v1.0 완성해서 24 발표했습니다.

International Coalition Launches 'Manila Principles' to Protect Freedom of Expression Worldwide - New 'Best Practice' Roadmap to Protect Rights and Promote Innovation EFF의 정리가 깔끔하구요ㅎㅎ 

한국에서는 오픈넷, 진보넷이 서명했습니다. 

갑자기 정보매개자 책임 운운이  하는 얘기냐.. 하실  있는데^^;;  하지만 이미 2008년 OECD 서울선언에도 들어간 얘기입니다. 서울선언을 토대로 2011년 OECD 인터넷 원칙도 만들어지는데.. 경쟁촉진, 투명성, 프라이버시 보호 등 좋은 얘기들과 함께 '인터넷 매개사업자의 책임을 제한해야 한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래서 뭔소리냐구요ㅎㅎ 

예컨대 포털은 직접 글을 쓰거나 동영상을 올리는 '생산자'는 아니지만.. 그런 정보를 '매개'하는 '정보매개자' Intermediary 로서 Liability 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정부는 이용자를 직접 규제해서 괜히 반발을 사는 대신 중간에 있는 매개자 포털을 규제합니다. 지워라, 본인 확인해라, 뭐 이런 것들인데..ㅎㅎ 포털이 규제받는 것 같지만. 사실상 이용자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죠.. 그래서 정부가 포털 같은 정보매개자에게 제3자(이용자) 콘텐츠를 차단, 검열 책임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걸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 는 내용입니다.  Intermediary 에는 포털 같은 사업자 외에 SNS 사업자, 무엇보다 Internet Access Provider..망 사업자도 포함됩니다.ㅎㅎ

 

국내 기업들은 이런 국제 사회의 논의에 적극 참여해오지는 못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다음카카오의  동료 최정혜님이 마닐라 회의에 참석하는  수고해주신 덕분에 저도 현장 분위기를 전해들을  있었습니다ㅎㅎ

지난 3 24~26일 글로벌 단체 Access 주관 'RightCon South East 2015' 행사가 열리면서 전날 부대행사처럼 마닐라 원칙 회의가 열렸답니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트위터, 야후에서도 참석했지만 대부분 시민단체 활동가 분들이 수백 명 모이셨고.. 국가별 상황을 공유하고, 해법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아시아는 국가별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정부 검열, 통제가 심각한 것으로 여러가지 사례가 나왔다나봐요.. 국경을 넘나드는 인터넷 서비스와 이용자 특성상 글로벌 차원의 개혁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이뤄졌구요... 

 

문장 하나, 단어 하나를 놓고도 엄청 뜨거운 논의가 있었던가 봅니다. 동사를 should 로 하느냐, must 로 하느냐, 그 뉘앙스 차이를 놓고도 토론이 벌어졌다고 하니까요. 이번 일을 주도한 단체들은 2013년 9월에도 '국제 인권법상 통신감시 13개 원칙'을 발표한 바 있구요.. 그때도 같은 프로세스를 거쳤다고 합니다. 총 260개 단체가 서명했다구요. 


이번 '마닐라 원칙' 역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는데.. 진보넷의 오병일 선생님이 무려 번역을 다 해주셨습니다. ^^ (번역문 링크) 도 공개되어 있지만, 허락 없이 퍼날라 옵니다. 이런 좋은 글은 더 널리 알려질 수록 좋아하실거라 믿으면서.  간단한 코멘트도 붉은 글씨로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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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la Principles on Intermediary Liability

정보매개자 책임에 관한 마닐라 선언

(마닐라 선언? 마닐라 원칙? ...) 

All communication over the Internet is facilitated by intermediaries such as Internet access providers, social networks, and search engines. The policies governing the legal liability of intermediaries for the content of these communications have an impact on users’ rights, including freedom of expression, freedom of association and the right to privacy.

 

인터넷을 통한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인터넷 접속 제공자, 소셜 네트워크, 검색 엔진과 같은 정보매개자를 통해 이루어 진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에 대한 정보매개자의 법적 책임을 관할하는 정책은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프라이버시권을 포함한 이용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친다. (인터넷 기업의 법적 책임을 논하는게 무려 저런 가치들과 연결된다구요.. 당연한 이야기인데, 우리 사회는 그다지 주목해오지 않은 부분ㅎ)

 

With the aim of protecting freedom of expression and creating an enabling environment for innovation, which balances the needs of governments and other stakeholders, civil society groups from around the world have come together to propose this framework of baseline safeguards and best practices. These are based on international human rights instruments and other international legal frameworks 

정부와 다른 이해관계자의 요구의 균형을 고려한, 표현의 자유 보호와 혁신을 위한 환경 창출을 목적으로, 전 세계 시민사회 단체들이 함께 모여 기본 보호조치 및 모범 관행에 대한 이 체계를 제안한다. 이는 국제 인권법 및 다른 국제 법체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굵은 글씨..목적 자체가 멋지지 않습니까? 이걸 누가? 각국 정부 뿐 아니라 (전문가나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 시민사회.. 모두의 의견 사이에서 균형을 갖고...ㅎㅎ)

 

Uninformed policies, blunt and heavy-handed regulatory measures, failing to meet the principles of necessity and proportionality, and a lack of consistency across these policies has resulted in censorship and other human rights abuses by governments and private parties, limiting individuals’ rights to free expression and creating an environment of uncertainty that also impedes innovation online.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정책들, 필요성과 비례성 원칙을 충족하지 못한 무디고 가혹한 규제 조치들, 그리고 이러한 정책들 사이의 일관성 결여는 정부와 사적 당사자에 의한 검열과 인권 침해를 야기해 왔으며,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또한 온라인 혁신을 저해하는 불확실한 환경을 형성해왔다. (검열은 정부가 해도 나쁘고...사적 당사자, 흠흠. 포털 같은 기업이 해도 나쁘죠. 그런걸 용인하는 규제 정책들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세계 각국 경향이 그렇다구요...)

 

The framework should be considered by policymakers and intermediaries when developing, adopting, and reviewing legislation, policies and practices that govern the liability of intermediaries for third-party content. Our objective is to encourage the development of interoperable and harmonized liability regimes that can promote innovation while respecting users’ rights in line with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the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and the United Nations Guiding Principles on Business and Human Rights.

 

정책입안자들과 정보매개자들은 제3자 콘텐츠를 위한 정보매개자 책임을 관할하는 법률, 정책 및 관행을 개발, 채택, 평가할 때, (여기서 제안하는) 이 체계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의 목적은 세계인권선언,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비즈니스와 인권에 관한 UN 지도원칙에 부합하는 이용자의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혁신을 증진할 수 있는, 상호호환가능하고 조화로운 책임성 제도의 개발을 촉진하는 것이다.

 

1. Intermediaries should be shielded by law from liability for third-party content

1. 정보매개자는 제3자의 콘텐츠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법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존경하는 K쌤은 모텔 사장이 간통 커플 죄까지 책임져야 하냐는 비유를 들었었죠. 간통죄는 없어졌지만ㅎㅎ 호텔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호텔 손님들이 합법 불법 뭘 하든..일 터지면 책임져라? 때로는 장사 할 때 책임을 엄격히 물어야 하겠지만, 이 경우 호텔 주인은 손님을 감시하게 됩니다. 혹 불법을 하지 않나, 책임 탓이죠.. 마찬가지로 이용자들이 올린 콘텐츠를 정보매개자가 책임져야 할 경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아무래도 자꾸 지우려 들게 마련이라.. 책임을 함부로 물리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a. Any rules governing intermediary liability must be provided by laws, which must be precise, clear, and accessible.

a. 정보매개자 책임을 관할하는 어떠한 규칙도 법률에 근거해야 하며, 그것은 정확하고, 명확하며, 접근가능해야만 한다.

 

b. Intermediaries should be immune from liability for third-party content in circumstances where they have not been involved in modifying that content.

b. 정보매개자는 자신들이 제3자의 콘텐츠를 수정하는데 관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 콘텐츠에 따른 책임으로부터 면제되어야 한다. (이용자가 올린 콘텐츠를 수정할 리도 없지만... 무튼 건들지 말고, 거기에 대한 책임도 지지 말라는)

 

c. Intermediaries must not be held liable for failing to restrict lawful content. 

c. 합법적인 콘텐츠를 제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정보매개자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된다. (당연한 말씀)

 

d. Intermediaries must never be made strictly liable for hosting unlawful third-party content, nor should they ever be required to monitor content proactively as part of an intermediary liability regime.

d. 불법적인 제3자의 콘텐츠에 공간을 제공한 것에 대해 정보매개자에게 엄격한 책임을 물어서는 안되며, 또한 정보매개자 책임 제도의 일환으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불법 콘텐츠가 뭐냐는 문제가 함께 따라옵니다. 명예훼손 처럼 애매한 경우도 많아서, 만약 이 부분을 책임지라고 하면.. 애매한 것도 다 지우는 편이 매개자에게는 편해집니다. 표현의 자유는 위축되구요..)

 

2. Content must not be required to be restricted without an order by a judicial authority 

2. 사법기관의 명령없이 콘텐츠 제한이 의무화 되어서는 안된다.

 

a. Intermediaries must not be required to restrict content unless an order has been issued by an independent and impartial judicial authority that has determined that the material at issue is unlawful. 

a. 독립적이고 공정한 사법 기관이 문제의 자료가 불법이라고 결정한 명령을 발급하지 않는 한, 정보매개자에게 콘텐츠를 제한할 것을 의무화해서는 안된다. (예컨대 법원이 명령하기 전에는 정보매개자가 뭔가 콘텐츠 차단하는 걸 의무화해서는 안된다는)

 

b. Orders for the restriction of content must:

a. Provide a determination that the content is unlawful in the jurisdiction.

b. Indicate the Internet identifier and description of the unlawful content.

c. Provide evidence sufficient to document the legal basis of the order.

d. Where applicable, indicate the time period for which the content should be restricted.

b . 콘텐츠 제한 명령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

a. 콘텐츠가 관할권 내에서 불법이라는 결정을 제공해야 한다.

b. 불법적 콘텐츠의 인터넷 식별자와 설명을 표시해야 한다.

c. 명령의 법적 근거를 충분히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공해야 한다.

d. 가능하다면, 콘텐츠가 제한되어야 하는 기간을 표시해야 한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30일 임시조치는 있지만..기간 표시까지는 없죠..)

 

c. Any liability imposed on an intermediary must be proportionate and directly correlated to the intermediary’s wrongful behavior in failing to appropriately comply with the content restriction order.

c. 정보매개자에게 부여되는 어떠한 책임이 있다면, 그것은 비례적이어야 하고, 콘텐츠 제한 명령을 적절히 수행하지 못한, 정보매개자의 잘못된 행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 (법원이 음란물 등 불법 콘텐츠에 대해 차단하라고 명령했는데, 그걸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다거나...)

 

d. Intermediaries must not be liable for non-compliance with any order that does not comply with this principle. 

d. 이 원칙에서 벗어난 어떠한 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정보매개자에게 책임을 부여해서는 안된다. (시민단체가 기업의 책임을 덜어주려고 하는 거 보신 적 있어요? 이건 이용자를 위해서 그런겁니다..ㅎㅎ)

 

3. Requests for restrictions of content must be clear, be unambiguous, and follow due process 

3. 콘텐츠 제한 요청은 분명하고, 모호하지 않으며, 정당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분명한 절차에 따라야 하고, 모호하고 애매한 검열은 곤란하다는, 지당한 말씀. 가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 관한 법률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심의하도록 한 규정이 그래서 논란이 됩니다. '건전한 통신윤리'?? 라는 것이 모호해서요...)


Consistent with Principle II, intermediaries should not be required to restrict content without an order from a judicial authority. In the event that governments or private complainants request content restriction, the following principles apply.

원칙 2에 따라, 정보매개자가 사법기관의 명령없이 콘텐츠를 제한하도록 의무화해서는 안된다. 정부 혹은 사적 고발인이 콘텐츠 제한을 요청할 때는 다음과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a. Intermediaries must not be required to substantively evaluate the legality of third-party content.

a. 정보매개자가 제3자 콘텐츠의 합법성을 실질적으로 평가하도록 의무화 해서는 안된다. (법원을 대신할 수도 없겠지만 기업이 콘텐츠의 합법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면... 사적 검열.. 당연하게도.. )

 

b. A content restriction request pertaining to unlawful content must, at a minimum, contain the following:

a. The legal basis for the assertion that the content is unlawful.

b. The Internet identifier and description of the allegedly unlawful content.

c. The consideration provided to limitations, exceptions, and defences available to the user content provider.

d. Contact details of the issuing party or their agent, unless this is prohibited by law.

e. Evidence sufficient to document legal standing to issue the request.

f. A declaration of good faith that the information provided is accurate.

b. 불법 콘텐츠와 관련된 콘텐츠 제한 요청은 최소한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

a. 콘텐츠가 불법이라는 주장의 법적 근거 (우리나라 같으면 정보통신망법 44조의 7 불법정보..)

b. 불법이라고 주장되는 콘텐츠의 인터넷 식별자 및 설명 (인터넷 식별자라는게 url 주소를 말하는 걸까요? 하여간에 콘텐츠 차단의 기준은 url이 있는 개별 게시물)

c. 콘텐츠 게시자가 접근가능한 제한, 예외, 변호인 등에 대한 고려  

d. 법에 의해 제공이 금지되지 않는 한, 요청자 혹은 그 대리인에 대한 상세한 연락 정보 (이런건 우리 안하고 있죠..사실 개인정보 이슈가 될 수도 있어서 쉽지 않은)

e. 요청을 할 수 있는 적격한 당사자임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

f. 제공된 정보가 정확하다는 선의의 선언

 

c. Content restriction requests pertaining to an intermediary’s content restriction policies must, at the minimum, contain the following:

a. The reasons why the content at issue is in breach of the intermediary’s content restriction policies.

b. The Internet identifier and description of the alleged violation of the content restriction policies.

c. Contact details of the issuing party or their agent, unless this is prohibited by law.

d. A declaration of good faith that the information provided is accurate.

c. 정보매개자의 콘텐츠 제한 정책과 관련된 콘텐츠 제한 요청은 최소한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

a. 문제의 콘텐츠가 왜 정보매개자의 콘텐츠 제한 정책을 위반했는지 그 이유

b. 위반했다고 주장되는 콘텐츠의 인터넷 식별자 및 설명

c. 법에 의해 제공이 금지되지 않는 한, 요청자 혹은 그 대리인에 대한 상세한 연락 정보

d. 제공된 정보가 정확하다는 선의의 선언

 

d. Intermediaries who host content may be required by law to respond to content restriction requests pertaining to unlawful content by either forwarding lawful and compliant requests to the user content provider, or by notifying the complainant of the reason it is not possible to do so (‘notice and notice’). Intermediaries should not be required to ensure they have the capacity to identify users.

d. 콘텐츠 공간을 제공하는 정보매개자가 콘텐츠 게시자에게 합법적이고 절차를 준수한 요청을 전달하거나, 혹은 그것이 가능하지 않은 경우 그 이유를 요청자에게 고지함으로써(이를 소위 ‘notice and notice’라고 부른다), 불법적 콘텐츠와 관련된 콘텐츠 제한 요청에 대해 대응하도록 법에 따라 의무화할 수 있다. 정보매개자에게 이용자 식별이 가능하도록 의무화해서는 안된다. (본인확인 하지 말라는 얘기인가요. 2007년 실명제가 도입될 때 정식 명칭은 '제한적' 본인확인제 였어요.. 하루 10만명 이상 이용자가 방문하는 사이트에 대해서만 한 건데.. 사실 이 제도가 무리수란 얘기가 많으니 '제한적'으로 범위를 축소하고자 했던 역사도 잘 봐야겠죠...)

 

e. When forwarding the request, the intermediary must provide a clear and accessible explanation of the user content provider’s rights, including in all cases where the intermediary is compelled by law to restrict the content a description of any available counter-notice or appeal mechanisms

e. 요청을 전달할 때에, 정보매개자는 게시자의 권리에 대한 명확하고 접근가능한 설명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정보매개자가 법에 따라 콘텐츠 제한을 강제당하는 모든 경우, 가능한 대응-고지(counter-notice)에 대한 설명 혹은 이의제기 절차를 포함한다. (현재 권리침해 신고에 따라 임시조치 되면 이의 제기 절차를 안내합니다. 이의 제기 하면 30일 후 복원, 이의 제기 없으면 30일 후 영구 삭제 되죠..)

 

f. If intermediaries restrict content hosted by them on the basis of a content restriction request, they must comply with Principle VI on transparency and accountability below.

f. 만일 정보매개자가 콘텐츠 제한 요청에 근거하여 자신이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를 제한할 경우, 그들은 투명성과 책임성에 대한 아래 6장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g. Abusive or bad faith content restriction requests should be penalized

g. 과도한 혹은 악의의 콘텐츠 제한 조치는 처벌되어야 한다.

 

4. Laws and content restriction orders and practices must comply with the tests of necessity and proportionality.

4. 법과 콘텐츠 제한 명령 및 관행은 필요성과 비례성 테스트를 준수해야 한다.

 (딱 필요최소한으로 하란 얘기가 아닐까요...)

Laws, orders and practices restricting content must be necessary and proportionate in a democratic society:

콘텐츠를 제한하는 법, 명령 및 관행은 민주사회에서 필요하고 비례적이어야 한다. :

 

a. Any restriction of content should be limited to the specific content at issue.

a. 콘텐츠에 대한 어떠한 제한은 문제의 특정한 콘텐츠에 제한되어야 한다. (가끔, 어떤 주제에 대해 통째로 차단이 가능하냐는 문의가 있지만, 딱 이러이러한 이유로 법적 근거에 따라 딱 그 url 단위로... 처리되는)

 

b. When restricting content, the least restrictive technical means must be adopted.

b. 콘텐츠를 제한할 때, 최소한으로 제한적인 기술적 수단이 채택되어야 한다. (트위터는 정보매개자이지만 국내 서비스가 아니라서 임시조치 혹은 방통심의 시정 요구를 따르지 않아요. 오래전 몇 몇 트위터 계정 차단이 망 차원에서 이뤄진 적 있던 것으로 기억... 트위터에게 차단하라는게 아니라 국내 이용자들이 쓰는 통신3사 망에서 원천 차단한거죠.. 문제는 이런 망차단의 경우 멘션 단위가 아니라 계정 단위로.. 과도하게 통째로 차단되는 기술적 한계가 있었죠...)

 

c. If content is restricted because it is unlawful in a particular geographical region, and if the intermediary offers a geographically variegated service, then the geographical scope of the content restriction must be so limited.

c. 콘텐츠가 특정한 지리적 위치에서 불법이기 때문에 제한되는 경우, 그리고 정보매개자가 지리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콘텐츠 제한의 지리적인 범위는 그렇게 제한되어야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스페인 곤잘레스씨 정보가 '잊힐 권리'에 따라 스페인에서는 검색 제외 됐으나,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잘 보이는?ㅎㅎ 탱자가 귤이 되듯 국경만 넘으면 어떤 경우 불법 콘텐츠가 합법이 되고ㅎㅎ 그런데 이 문제는 종종 인터넷 콘텐츠 규제의 한계가 되기도 하죠)

 

d. If content is restricted owing to its unlawfulness for a limited duration, the restriction must not last beyond this duration, and the restriction order must be reviewed periodically to ensure it remains valid.

d. 콘텐츠가 제한된 기간 동안 불법성 때문에 제한되는 경우, 그 제한은 이 기간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 제한 명령은 그것이 유효한지 정기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예컨대 미니스커트 단속이 벌어지던 시절이라든지.. 마광수 소설이 불법이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어떤 콘텐츠는 불법에서 합법이 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요... 사회적 합의와 인식의 문제.. 역시 내용규제가 가끔 부질없다 싶어지는 이유이기도.. )

 

5. Laws and content restriction policies and practices must respect due process

5. 법과 콘텐츠 제한 정책 및 관행은 정당한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

(가끔 명예훼손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어 마음은 급한데, 블라인드 조치는 왜 이렇게 느리냐고 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엄격한 절차에 따를 수 밖에 없어요.. 절차 내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전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24시간 고객 센터를 두고 있는게 대한민국 기업... 앗 중국에는 생겼을랑가요ㅎㅎ)

  

a. Before any content is restricted on the basis of an order or a request, the intermediary and the user content provider must be provided an effective right to be heard except in exceptional circumstances, in which case a post facto review of the order and its implementation must take place as soon as practicable.

a. 어떠한 콘텐츠가 명령이나 요청에 근거하여 제한되기 전에, 정보매개자와 콘텐츠 게시자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효과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권리를 제공받아야 한다. 예외적인 경우 그 명령이나 이행에 대한 사후 평가가 가능한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이게 차단 전에 before 이견을 받으라는 건데... 그렇게 못하고 있죠... 차단 후에도 사실 재게시 요청하고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가기 전에는 의견 개진 기회가 없죠..)

 

b. Any law regulating intermediaries must provide both user content providers and intermediaries the right of appeal against content restriction orders.

b. 정보매개자를 규제하는 어떠한 법률도 콘텐츠 게시자와 정보매개자 모두에게 콘텐츠 제한 명령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해야 한다. (흠.. 현재 포털에겐 이런 권리 없는듯요. 작심하고 행정소송 가기 전에는..)

 

c. Intermediaries should provide user content providers with mechanisms to review decisions to restrict content in violation of the intermediary’s content restriction policies.

c. 정보매개자는 정보매개자의 콘텐츠 제한 정책 위반으로 콘텐츠를 제한하는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는 절차를 콘텐츠 게시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약관 등에 공개가 되어 있기는 합니다.)

 

d. In case a user content provider wins an appeal under (b) or review under (c) against the restriction of content, intermediaries should reinstate the content.

d. 콘텐츠 게시자가 콘텐츠 제한에 대해 (b)에 근거한 이의제기 혹은 (c)에 근거한 재검토에서 승리할 경우, 정보매개자는 콘텐츠를 복원해야 한다(임시조치 후 이의 제기 하면 30일 후 복원 합니다. 그 전에 이의 제기를 KISO나 방통심으로 했는데 복원 결정이 내려지면 당연히 바로 복원)


e. An intermediary should not disclose personally identifiable information about a user without an order by a judicial authority.  An intermediary liability regime must not require an intermediary to disclose any personally identifiable user information without an order by a judicial authority.

e. 정보매개자는 사법기관의 명령 없이 이용자에 대한 개인식별정보를 공개해서는 안된다. 정보매개자 책임 제도는 정보매개자로 하여금 사법기관의 명령없이 개인식별 이용자정보의 공개를 의무화 해서는 안된다. (당연하죠..)

 

f. When drafting and enforcing their content restriction policies, intermediaries should respect human rights.  Likewise, governments have an obligation to ensure that intermediaries’ content restriction policies respect human rights.

f. 자신들의 콘텐츠 제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할 때, 정보매개자는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정부는 정보매개자의 콘텐츠 제한 정책이 인권을 존중하도록 보장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신선하네요. 인권!)

 

6. Transparency and accountability must be built into laws and content restriction policies and practices

6. 투명성과 책임성이 법과 콘텐츠 제한 정책 및 관행에 구축되어야 한다.

 

a. Governments must publish all legislation, policy, decisions and other forms of regulation relevant to intermediary liability online in a timely fashion and in accessible formats.

a. 정부는 정보매개자 책임과 관련된 모든 법률, 정책, 결정 및 다른 형태의 규제를 온라인에 시의 적절하게, 접근가능한 형식으로 공개해야 한다. (뭐 법제처 사이트나ㅎㅎ 유관 부처 사이트에 거의 다 있습니다.)

 

b. Governments must not use extra-judicial measures to restrict content. This includes collateral pressures to force changes in terms of service, to promote or enforce so-called "voluntary" practices and to secure agreements in restraint of trade or in restraint of public dissemination of content.

b. 정부는 사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서비스 약관을 변경하도록 하거나, 소위자발적관행을 증진하거나 강화하거나, 그리고 콘텐츠의 거래나 공공배포를 제한하는 합의를 확보하기 위해 우회적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포함한다.  (초법적 압박?ㅎㅎ 만약 그런 걸로 뭐가 차단된다면... 난리나야겠죠.. ^^;; 간혹 우회적 압력이 있을 수도 있을텐데 그걸 깨알 같이 적시한 마닐라 원칙이라니ㅎㅎ)

 

c. Intermediaries should publish their content restriction policies online, in clear language and accessible formats, and keep them updated as they evolve, and notify users of changes when applicable.

c. 정보매개자는 자신의 콘텐츠 제한 정책을 온라인에, 명확한 언어와 접근가능한 형식으로 공개해야 하며, 그것이 변화함에 따라 최신의 것으로 유지해야 하며, 이용자에게 가능한 방법으로 변경내용을 고지해야 한다. (좀 더 잘 보이는 곳에ㅎㅎ)

 

d. Governments must publish transparency reports that provide specific information about all content orders and requests issued by them to intermediaries.

d. 정부는 자신들이 정보매개자에게 요청한 모든 콘텐츠 명령 및 요청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투명성 보고서를 발행해야 한다. (정부에게 투명성 보고서를 의무화 해버리는 패기ㅎㅎ )

 

e. Intermediaries should publish transparency reports that provide specific information about all content restrictions taken by the intermediary, including actions taken on government requests, court orders, private complainant requests, and enforcement of content restriction policies.

e. 정보매개자는 정부, 법원의 명령, 사적 고발인의 요청, 그리고 콘텐츠 제한 정책의 집행에 따른 수행을 포함하여, 정보매개자가 받은 모든 콘텐츠 제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투명성 보고서를 발행해야 한다. (네네. 늦었지만, 국내 최초로 다음카카오가 관련 투명성 보고서를 1월에 냈죠.. 콘텐츠 제한 현황이기도 하고, 동시에 누군가 다른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기도 하고..)

 

f. Where content has been restricted on a product or service of the intermediary that allows it to display a notice when an attempt to access that content is made, the intermediary must display a clear notice that explains what content has been restricted and the reason for doing so.

f. 콘텐츠가 정보매개자의 제품 혹은 서비스에서 제한되었고, 정보매개자가 그 콘텐츠에 대한 접근 시도가 있을 때 고지를 보여주도록 허용한 경우, 정보매개자는 무슨 콘텐츠가 제한되었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하는 명확한 고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g. Governments, intermediaries and civil society should work together to develop and maintain independent, transparent, and impartial oversight mechanisms to ensure the accountability of the content restriction policies and practices.

g. 콘텐츠 제한 정책 및 관행의 책임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 정보매개자, 그리고 시민사회는 독립적이고, 투명하며, 공정한 감독 체제를 개발하고 유지하기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한다. (그래야죠..)

 

h. Intermediary liability frameworks and legislation should require regular, systematic review of rules and guidelines to ensure that they are up to date, effective, and not overly burdensome. Such periodic review should incorporate mechanisms for collection of evidence about their implementation and impact, and also make provision for an independent review of their costs, demonstrable benefits and impact on human rights.

 

h. 정보매개자 책임 체제와 법률은 규칙과 가이드라인이 최신이며, 효과적이고 과도하게 부담스럽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것들에 대한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평가를 의무화해야 한다. 그러한 정기적인 평가는 그 이행이나 영향에 대한 증거의 수집 절차와 결합되어야 하며, 또한 그 비용, 명시적인 이익, 인권에의 영향에 대해 독립적인 평가를 제공해야 한다. (정말 필요해요...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2007년에 도입됐고, 2008년에 이미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으나.. 아무도 법을 바꿔주지 않으셔서 결국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까지 받는데 5년 걸렸어요.... 모두가 말이 되냐고 하던 셧다운제.. 몇 년 됐죠??)



정리하면서, 대충 한 번 보게 되네요... ^^ 정보매개자, 우리 나라에서는 가장 대표적인게 포털.. 포털 규제 하라는 식의 언론 보도나 여론이 나올 때는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정말 나쁜 짓 못하게 하도록 필요한 것인지. 결국 이용자의 권리를 지켜주지 못하게 만드는 건지... 인터넷이 쓰레기라는 식의 우려 덕분에 그동안 희한한 규제도 많았던게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여전히 우리나라에만 있는 규제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규제 선진국이라 그런 인터넷 규제들을 중국에서 본 받아 만들기도 하는데.. 꼭 자랑스러운 일은 아닐겁니다. (아이고.. 자못 진지..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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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생활정보 2020.10.22 16:54 Modify/Delete Reply

    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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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권리> 우리는 이미 과하지 않나요?

표현의자유 2014. 6. 17. 18:23
 

'잊혀질 권리' 관련, 열흘 새 토론 자리 4곳을 쫓아다녔습니다. 오픈넷, 인권위, 방통위, 인기협이 마련한 자리였고. 그 중에 지난 6월10일 인권위가 진행한 정보인권포럼에서는 토론자로서 말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당시 기라성 같은 전문가들이 모이는지라, 토론문을 감히 쓰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잊혀질 권리'에 맞서서 '기록해두어야 할 의무' 같은 생각이 들어서ㅎㅎ 전날 점심 굶고 간신히 마감한 원고입니다.

'잊혀질 권리'에 대해서는 쟁점 및 현안에 대해 추가로 정리할 생각이지만, 일단.. 이 글도 올려둡니다. '기록'은 늘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바보 같은 이야기를 하든, 허튼 소리를 하든^^ 
(비록 L님은 두루뭉실한 글이라 평가했지만ㅎㅎㅎ 저도 나름 직함을 걸고 남기는 글이 점잖은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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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여기서 퍼왔습니다. 이코노미스트의 'On being forgotten' (2014. 5. 17)


‘잊혀질 권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합니다.

지난 5 13일 유럽사법재판소(ECJ) '잊혀질 권리'를 인정한 판결은 전세계적으로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의를 본격 촉발시켰습니다. ECJ는 판결문에서 인터넷 검색업체는 부적절하거나 시효가 지난 검색 결과물에 대해 해당 정보 주체의 요청에 따라 링크를 제거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디지털 기록’이 평생 사람들을 쫓아다니는 것은 ‘대중으로부터 격리될 권리’,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검색하면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하여 프로파일링 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진 시대에 자기정보를 지키기 위한 방어권을 인정해준 이 판결의 의미는 작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법이 보호하는 개인정보는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를 말한다”고 규정되면서, 흔히 주민등록번호 등을 중심으로 이해되지만, 다양한 정보가 종합 분석될 수 있는 시대의 개인정보 이슈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프리 로슨(Jeffrey Rosen)교수는 2012년 스탠포드 법리뷰(Stanford Law Review)에서 잊혀질 권리를 적용할 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설혹 개인에 대한 정보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당사자가 요청한다면 인터넷에서 삭제되는 것이 당연한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로슨 교수는 해당 개인정보가 언론보도를 위한 것이거나, 예술적인 것이거나 문학적인 것이라서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사업자 책임으로 돌릴 경우, 사업자들의 검열이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인터넷이 더 이상 표현의 자유를 위한 중립적인 플랫폼으로 기능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6 9일자 경향 시론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명예훼손은 물론 사생활의 침해도 아닌 합법적인 정보를 안내하지 말라고? 이렇게 해석되는 ‘잊혀질 권리’는 결국 동료들이 이미 적법하게 알고 있던 자신에 대한 진실을 국가의 힘을 빌어 동료들의 기억으로부터 삭제하겠다는 시도일 뿐이다....

유럽사법재판소 판결에 반대하는 견해를 냈던 검사장(Advocate General)의 말이 명징하다. “과거의 보도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과거의 보도를 새로운 내용으로 교체하는 것은... 역사를 위조하는 것(falsification of history).” 일제시대 때는 친일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이 바뀌어 애국하고 있다는 이유로 친일인명사전 색인에서 자신의 이름을 삭제해달라는 것과 다름아니다...

프라이버시 보호도 중요한 가치이지만
, 자칫 ‘잊혀질 권리’가 현실적으로 사실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스페인의 곤잘레스 사건 이전에 가장 유명한 사건은 독일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볼프강 베를레(Wolfgang Werlé)와 만프레드 라우버(Manfred Lauber) 1990년 발터 제들마이어(Walter Sedlmayr)라는 배우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1993년 유죄 선고를 받아 15년간 복역했습니다. 이들은 출소 후 위키피디아(Wikipedia)에 이 사건과 관련 기사 삭제를 요구했습니다. 2008 1월 함부르크 법정은 이들이 이미 죄값을 치렀고, 범죄자에게도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위키피디아 독일어 사이트에서 이들의 이름은 삭제됐습니다. 반면, 위키피디아 영어판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1조를 들어 요구를 거절, 아직까지 관련 글이 남아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프라이버시 논쟁과 관련된 대표적 사례로 기술되고 있습니다. 당시 영국의 가디언은 이들의 시도가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는 ‘스트라이샌드 효과’가 나타난 사례로 보도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열심히 지우고 삭제하려고 노력할수록, 오히려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널리 알려지는 역효과를 의미합니다. 곤잘레스 역시, 아마 프라이버시 논란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프라이버시 보호와 표현의 자유, 어느 쪽에 무게를 둘 것인지 여부는 국가마다, 각 사회마다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과, 이 문제가 여전히 논쟁적인 현재진행형 이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국내 법은 ‘잊혀질 권리‘를 이미 보장하고 있습니다
.

 

‘잊혀질 권리’의 법률적 근거를 구하고자 할 때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우선 ‘개인정보보호법’이 검토 대상이 된다는 것이 발제 내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차원에서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관련 논의가 필요한 것은 타당한 지적입니다. 다만, 국내 현실에서 ‘잊혀질 권리’는 이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을 통해 보호받고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42(정보의 삭제요청 등)가 규정하는 '임시조치‘는 전세계에 드문 제도입니다. 미국과 유럽 등 대다수 주요 국가에는 없는 제도입니다.

1항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는 해당 정보를 취급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그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이하 "삭제등"이라 한다)를 요청할 수 있다”고 권리침해 주장자의 권리를 보호합니다. 2항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제1항에 따른 해당 정보의 삭제등을 요청받으면 지체 없이 삭제·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즉시 신청인 및 정보게재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필요한 조치를 한 사실을 해당 게시판에 공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서비스 사업자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1항에 따라 요청을 받을 경우, ‘삭제’ 혹은 ‘임시조치’ 둘 중 한가지 조치는 취해야 합니다. 4항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제1항에 따른 정보의 삭제요청에도 불구하고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이하 "임시조치"라 한다)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임시조치의 기간은 30일 이내로 한다”며 ‘임시조치’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 법의 핵심은 ‘누구나’ 권리침해 신고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사업자는 어떤 조치든 취해야 합니다. 현재 각 사업자들은 불법성이 명확할 경우, 곧바로 해당 게시물을 ‘삭제’합니다. 다만 명예훼손의 경우, 일개 사업자가 불법성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에, 복원이 가능한 ‘임시조치’를 합니다. 당사자의 신고 만으로 최소한 임시조치, 혹은 삭제 처리가 이뤄지도록 법에서 규정하는 것은 주요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도입니다.

명예훼손 자체가 판단하기 어렵다보니, 대개 권리침해 신고자들은 해당 게시물에 자신의 이름이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문제를 삼습니다. 임시조치 남용이 사회적 논란이 되면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2009년 공인의 경우, 공공의 알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해당 게시글이 명백하게 허위로 소명되지 않는한 처리를 제한하는 정책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공인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이번 사건에서 곤잘레스의 경우, 그냥 민간인일 뿐입니다. 곤잘레스가 만약 국내 포털 사업자에게 같은 요청을 했다면 국내 사업자들은 위 조항에 근거해 ‘임시조치’를 해야만 합니다. (다만, 곤잘레스씨에 대한 게시글은 다 지워드렸을테고, 언론사 링크는 아닙니다. 포털과 언론사간 계약 관계에 따라 포털은 언론사 링크를 검색 결과에서 제외할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언론의 표현의 자유라 상황이 다르겠네요) 442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 게시물을 규율하기 위한 제도였으나, 사실상 ‘누구나 손만 들면’ 게시글 처리가 가능하도록 해준 제도입니다. 공인을 제외시킨 것은 법적 리스크를 감수한 KISO 회원사들의 선택이었을 뿐입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국내 사업자들은 검색 제외 요청에 대해서도 법원의 판결 등 명백하게 불법이 소명된 경우, 검색결과에서 노출을 제외합니다. 1차적으로는 해당 원본 게시글이 있는 사이트에 44조의 2에 따라 처리 요청을 하도록 권해드리고 있으나, 원본 사이트가 영세하거나 연락 자체가 어려운 경우 등에는 검색제외 방식도 가능한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2013 2월 이노근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제442에 제 7항을 신설, “이용자가 자신의 저작물로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한 정보에 대하여 해당 정보를 취급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지체 없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확인 절차를 거쳐 해당 정보를 삭제하고 즉시 신청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현행 법이 사생활 침해 혹은 명예훼손 등 권리를 침해한 경우에 한하여 게시물 처리를 규정함에 따라, 개인이 자신과 관련된 내용 또는 과거 자신이 작성한 글 등에 대해서는 삭제 요구가 어려울 수 있다는 고민을 담은 내용입니다. 타당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내용이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당사자’가 내용 여부에 상관 없이 문제가 있다고 ‘손만 들면’ 처리해주는 상황입니다. 또 당사자가 쓴 저작물에 대해서는 현행 저작권법에 따라 처리가 가능합니다. 발제자께서 지적하신 바, 창작물이어야 한다는 ‘저작물’의 규정으로 인해 모두 처리 대상이 될 수는 없다는 문제가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정교하게 판단이 이뤄지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당사자’의 ‘요청’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대부분 처리됩니다. 덕분에 저작권 침해가 아닌데 무리하게 삭제됐다는 이유로 송사에 휘말려, 결국 사업자가 패소한 사례도 있습니다.검색 사업자의 책무가 강화되는 것은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잊혀질 권리’에 더해 원본 게시글이 살아있더라도 검색사업자의 책무를 다르게 규정한 점이 더욱 주목됩니다. 검색 엔진의 통상적 데이터 수집, 처리를 개인정보 수집, 처리로 인정함에 따라 검색서비스 사업자에게 ‘정보 관리자’의 책임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원본 게시글이 존재하더라도, 불법 정보가 아니라 합법적인 언론 보도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검색되지 않도록 할 책무가 경우에 따라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OECD는 그동안 인터넷 업체가 각종 콘텐츠의 중간통로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불법복제 콘텐츠가 이동하게 되지만, 정부는 이런 '중개 역할'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정보를 매개하고 중개하는 서비스에 대해 직접 책임을 물을 경우, 정보 유통을 제한하려는 필요성이 발생하며, 이는 사업자의 검열 논란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주요 인터넷 기업은 관련 제도 준비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적지 않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단순히 비용 문제로만 볼 수 없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수집, 처리하는 과정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사업자들로서는 서비스 리스크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합법 정보라도 검색되지 않도록 해달라, 그렇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하면, 정보 유통을 차단하는 편이 쉽고 타당한 결론이 될 수 있습니다.


 

‘잊혀질 권리’의 범위와 처리 방법 등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검색서비스 사업자로서 ‘잊혀질 권리’는 어느 수준에서 보호해야 하는지, 적정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일단 공공의 이익을 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잊혀질 권리’보다 ‘공공의 이익’이 우선시 되어야 할 사안은 어디까지 일까요. 현재 KISO는 ‘공인’이라는 기준을 중요하게 보지만, 때로는 평범한 민간인의 경우에도 ‘공공의 알 권리’가 더 가치 있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정치인의 병역비리는 공인이라서 ‘알 권리’에 해당되고 연예인의 경우는 법적으로 공인이 아니라서 상관 없을까요? 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잊혀져도 되는 걸까요. 특정 사건이 발생하고 O년이 흐르면, 노출하지 않는 것이 타당할까요. 1년 전이든, 10년 전이든 상관 없는 문제일까요? 이해가 상충되는 상대방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잊혀질 권리’가 어디까지 보장될까요? 예컨대 A씨와 B씨가 소송을 벌였고, 기사화됐는데, 몇 년 뒤 A씨가 정보 삭제를 요청할 경우, B씨의 의사와 상관 없이 그냥 삭제를 진행해도 괜찮을까요?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등 현행법 상 불법인 정보가 현재 처리되는 절차를 갖추고 있다면, 앞으로는 불법이 아닌 합법 정보도 당사자가 요청하기만 하면 모두 ‘잊혀질 권리’에 포함되는 것일까요?

잊혀질 권리의 물리적 범위는 어디일까요? 문제가 된 사안을 검색 제외 처리했는데, 계속 관련 게시물이 추가로 생성되고 이슈가 된다면 수시로 모니터링 하면서 모두 처리해야 하는 것일까요? 원본, 복사본, 2차 저작물 등 다양한 게시물에 대해 모두 같은 기준으로 처리하면 될까요? 당사자 요청과 상관 없이 해당 이슈는 절대로 잊혀져서는 안될, 기억되어야 할 문제라며 누군가 계속 게시물을 작성하여 새로 올린다면, 그 사람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있을까요? 곤잘레스씨 사건이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 논쟁에서 너무 중요한 문제라는 이유로 전세계에서 관련 글을 올리게 된 상황에서, 곤잘레스씨가 또다시 ‘잊혀질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더불어,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발제자는 “대부분의 언론사는 ‘잊혀질 권리’의 저널리즘 영역에의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판결도 언론사 원본 기사는 보호했습니다. 그러나 지상파와 라디오, 신문과 잡지로 분류되던 미디어는 이제 누구나 올리는 유튜브 동영상, 블로그 게시글, SNS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언론사 콘텐츠는 ‘잊혀질 권리’에서 벗어나 예외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반면, 이용자들이 만드는 콘텐츠는 언제든 ‘잊혀질 권리’에 따라 삭제되는 현실의 부조리함은 사실 현재 국내에서는 ‘임시조치’만으로도 논란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결론

검색서비스는 사람들이 찾고자 하는 정보를 더 정확하게, 더 적합하게 찾아주기 위해 계속 진화합니다. 개인의 프로파일링 정보가 공권력이나 거대 자본에게 악용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이용자의 편의 등을 위해 온 세상 정보를 찾아주는 것이 검색 서비스의 존재 이유입니다. 국내에서는 다른 나라와 달리, 인터넷 상의 표현이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을 더 무겁게 보고, 임시조치를 비롯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이미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논란이 오히려 더 커지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임시조치된 게시물은 23만 건, 2013년에는 8월까지 이미 22만건에 달했습니다. 임시조치 제도는 우리 사회의 합의에 따라 도입된 제도인 동시에 전세계에 드문 제도라는 점은 여러 가지 고민을 함께 하도록 합니다.

 

‘잊혀질 권리’에 대해 전세계가 고민에 나선 것은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과제입니다. 이용자와 사업자를 비롯해 전문가 그룹에서 더 많은 논의를 통해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모색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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