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진화의 방향이 궁금하다.

미디어 2008. 8. 6. 14:14
조중동의 보도가 왜 문제인지, 사람들은 갑자기 알아버렸다. 알 사람만 떠드는 이슈가 아니라, 누구나 한마디 하는 이슈가 되어버렸다.

조중동이 다음에 기사 제공을 중단한다는 기사가 떴다. 기사보다 댓글이 훨씬 눈길을 모은다. 청정포털, CJD Free . (광우병 관련 단어인 CJD의 중의적 사용은 정말 발랄하다;;) 별 얘기가 다 나온다. 대부분 환영 일색이다. 안그래도 포털에서 뉴스를 클릭하다보면 조중동이 자꾸 걸리는게 기분 나빴는데 잘됐다는 식이다.

어쩌면, 이렇게 한결같은 반응일까. 정말 생각이 다른 네티즌들은 발을 못 붙이는게 아닐까. 이래갖고 토론이 될까....쓸데없는 걱정은 사방팔방 가지를 친다. 그러나 분명한 건, 온라인 세상에서 더이상 조중동은 권력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우석훈님은 조선일보를 믿는 사람이 전국적으로 5.4% 정도 된다고 분석한다. 서울만 따지면, 2%도 안된다고 한다. 1000만명 중 20만명이다. 어떤 통계인지 잘 모르겠으나, 한자리수로 떨어진 2MB의 지지율과 연동해 계산한 것일까. 2MB는 비판해도 스스로 건강한 보수라 믿는 사람들...그들도 이번엔 좀 생각이 달라졌을까.

다음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까. 청정포털이라고 하지만, 가치중립적 포털을 지향하는 입장에서 좌편향 이미지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네티즌들의 지지를 엎고 '소통의 공간'으로서 진정한 포털로 자리매김할지, 한계에 부딪칠지 아직 판단하기 쉽지 않다. 어쩌면 예전같으면, 다음이 부담스러울 거라 당연히 여겼을 터. 하지만 조중동에 대한 드라마틱한 인식 변화 만큼이나, 다음의 미래도 전망하기 어렵다. 미디어세상은 격변기라는 말이 부족할 지경이다.

네이버가 뉴스 배치를 포기하고, 누구나 자기 입맛대로 뉴스박스를 편집한다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모든 권력집단이 껄끄러워하는 포털 뉴스 배치의 정치적 부담을 벗겠다는 의도. 다음은 독자적 행보를 걸어갈테지만, 네이버의 이같은 방침은 부담스럽다. 이미 조중동이 다음에만 기사 공급을 끊었듯이 권력층의 싸움은 네이버와 다음을 따로 떼어 대응하면서 이간질을 시도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포털에 빼앗긴 미디어권력을 찾겠다는 그들의 속셈이 성공할 것이라 보이지는 않지만, 네이버와 다음의 다른 행보는 유심히 살펴야 한다.

하반기에는 다음을 주 타겟으로 하는 권력층의 대반격이 예상된다. 현재 나와있는 법안만 보면, 뉴스 배치를 아예 금지한다거나...아고라 따위는 폐쇄하는 것도 가능한 법들이 있다. 이 모든 것이 현실화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법안 자체는 매우 황당한데,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가끔 이런 법도 날치기라든지, 아님 꿋꿋하게 은근슬쩍 통과시킨다. (며칠 전 보도와 종합편성 방송채널을 가질 수 있는 대기업 자산 조건을 3조에서 10조로 늘린거 봐라. CJ라든지 특정 기업에게 특혜시비가 일고 있는 이 법 개정은 BH가 밀어붙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암만 시민단체가 떠들고 전문가들이 우려해도 별 수 없다...)

대한민국의 미디어 실험, 혹은 미디어 혁명이 어떻게 될지.....전직 기자 출신이라서가 아니라....여튼, 관심을 늦출 수 없는 이슈다. 폭력을 조장하고 시위대에게 정치색을 강조해 공권력 사수라는 빤한 수순으로 가는 정부의 대응은 관심 없다. 너무나 예측가능한 쌍팔년 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디어의 변화는 속도와 방향에서...정답이 보이지 않는다. 다음도 네이버도 아직 더 많이 고민해야 하고, 종이신문은 더 처절하게 고민해야 한다.


(2008.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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