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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슬프다, D일보

2008년 8월 6일자 D일보

1면 톱
'감사원, 정연주사장 해임제청' 요구.
(중간 박스제목은 정사장 비위 현저하다는 4가지 항목. 사진이 다르긴 하지만 1면 톱 통단 편집이다. 광고 바로 위까지 계속 기사란 얘기다.)

3면, 4면, 5면이 몽땅 KBS 사태다.

3~4면은 '감사원이 밝힌 KBS 부실-방만 경영 사례'다. 18가지 항목을 두 바닥에 걸쳐 자세히 보도했다.

5면 톱 제목은 '이사회 해임 제청 ->대통령,해임 결정 -> 이르면 내주 사장 공모'
(이런 기사는 이번 사태의 프로세스를 소개, 앞으로 일어날 일을 기정사실화하는 효과도 있다)

5면에 함께 실린 다른 기사는 '"치욕", "음모" 쪼개진 KBS', 즉 이번 사태를 둘러싼 KBS의 내분 양상을 소개했고, '수천억대 배인 의혹' 검찰수사 힘실려' 라는 기사는 검찰 동향 얘기다. 정치권 반응도 살짝 소개하는 기사가 따로 붙었다.

이날 어느 매체의 보도와 비교해도 D일보의 보도는 엄청난 물량 공세다. 그리고 단 한마디의 '반론'도 없다.
H신문이 이번 사태에 대해 '법조계, "해임요구 법적요건 안돼"'라고 1면 톱을 쓴 내용을 감안하면, 감사원의 해임 요구가 논란 있을 법도 한데, D일보에서는 그런 내용도 없다. 논란도 반론도 해명도 없다. 그저 감사원의 발표 내용만 여러 면에 걸쳐 자세히 보도됐을 뿐이다.

자,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은 한 토막도 없다. 모두 감사원이 발표 내용이니 사실 입증 책임은 감사원 쪽에 있다. 기자들이 '보도자료'를 토대로 기사 썼는데 책임지라고 할 수 없다. KBS 내부 분위기나 검찰, 정치권 동향 역시 틀린 말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D일보의 보도가 공정했다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