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지가 20년 만에 새 편집장을 뽑습니다. 전세계 미디어 중 온라인에서 가장 잘 나가는, 그냥 영국 신문에서 세계적 언론으로 성장한, 디지털 혁신에서 가장 재미난 성과들을 보이는 곳이 가디언이죠. 이런 가디언의 도전을 이끌었던 앨런 러스브리저 편집장이 20년 만에 그만둡니다. 누가 러스브리저를 이을 것인가.
그 영예로운 자리를 위해 4명이 공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에서는 여러 차례 화제가 됐죠. 저널리즘에 대한 대단한 자신감과 포부를 담고 있습니다. 그저 부러운. 이 내용은 한국일보 최진주 기자가 정리를 하긴 했어요.
하여간에 명문들이라, 두고두고 분석해보고 싶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포인트에서 접근.
요 대목.
Lastly, I want to acknowledge the obvious: I am not a woman and I have not grown up in the United Kingdom. I can only promise to you that as the Editor-in-Chief - should you vote for me and should the Scott Trust choose to appoint me - I will do everything I possibly can to make sure women succeed in their careers at the Guardian, that they are at the core of senior management, that we continue to attract and make a great working environment for women and journalists from many diverse backgrounds around the world.
우리 언론계 어르신들에겐 놀랍게도 가디언 편집장 지원자 4명 중 3명이 여자. 사실 이 팩트도 엄청난 얘기죠. 유일한 남자이자 독일인인 볼프강은 그 부분에 대해 각별히 언급하며.. 자신이 (비록) 여성은 아니지만, 모든 걸 다 하겠답니다. 여성이 가디언에서 커리어 성공 거둘 수 있도록. 다양한 배경의 전세계 저널리스트와 여성들을 영입하기 위해 멋진 근무환경을 유지하겠노라고.. .
마치 본인이 여성이 아닌것이 핸디캡인양, 특별히 따로 공약하는 저 센스...
최근 모 언론사 간부 수십 명이 모인 자리에 다녀온 모씨가 전하기를...단 한 명의 여성도 없어 깜짝 놀랐다고 해서.... 구구절절 곱씹을 이 출사표들 중에서 저 대목을 소개합니다. 임원 회의, 간부 회의에 단 한 명의 여성도 없는게 대한민국에선 흔한 일 아니냐고 하면 곤란해요. 그 장면에는 문제의식을 가져야죠. ㅎㅎ
예전에도 한번 블로깅 했는데... 편집국 내에 여성 비율을 공개하는 해외 주요 언론사들 방식은 수입해야 마땅합니다. 여성과 인종 비율에 대한 투명한 공개에서..그런 다양성을 향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거죠. 예전에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이 거의 대부분 서울 법대란 점에서 다양성 부재를 비판했는데.. 언론사 간부들의 고향, 학교, 성별도 한번 분석해볼만 합니다. 공정성은 다양성에서 나오죠.
마침 이런 기사가 나오네요.
유리천장 oecd 국가중 가장 단단하다는데. 여성 권리 위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검증 어렵거나 혹은 반증 많은 개인 경험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논란 밖에 안될듯. 논란조차 공론화에 도움될 때도 있지만. 아닐 때도 있어서.. 판단에 균형 필요.
다양성이 중요한 가치인 언론사와 국민 세금 쓰는 공직자의 경우, 10년차 이하와 이상, 간부 여성 비율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좋겠다. 불필요한 논란 대신 투명하게. 많은 이슈에서 투명성이 신뢰의 기본. 여기자협회가 그런 요구를 먼저 해주면 어떨까..
어느 언론사가 양성평등과 다양성에 신경 쓰는지 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어느 부처가 여성 승진에 가장 인색한지도 알 수 있으면 좋겠다.
여기자협회는 각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직접 투명한 공개를 요청하거나, 연구용역을 의뢰해 몇 년 간 여기자 채용 및 부서배치, 승진 현황을 파악해주면 좋겠다..하여간 아래 링크를 보고 든 단상ㅎㅎ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경향은 여기자 적지 않은 편이고. ㄱㅁㅇ 선배 등 여기자에게도 정치 법조 기회 일찌감치 열었던 걸로 알아서... 오해가 있을지언정 여자라서 차별했을거 같지는 않다. 여성 4 남성 3 이란 합격자도 그렇고..
20년 전에는 주요 언론사 다 합쳐도 한해 신입 중 여자가 한자리수 일 때도 있었고. 분명 필기는 여성 지원자들이 잘 봤다는데 면접 거치면 해마다 깍두기처럼 여기자를 뽑은게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IMF 등을 거치며 여기자들이 급격히 늘었는데 기자의 사회적 위상이 흔들리고 3D 업종이 되면서 여성에게 문이 더 열리지 않았던가, 개인적으론 그리 생각ㅎㅎ
여성에게 기회가 늘어난 곳은.. 냉정하게 성적만 보는 분야(사법고시, 임용고시) 혹은 재미가 예전만 못한 분야(언론)라는 생각이 좀 오래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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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lope30: 경향신문 2015년 신입기자 채용 면접과정 성차별 논란에 대한 경향신문의 공식입장입니다. http://t.co/mZsuD8HZbV 논란이 처음 제기된 아랑카페에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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