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책>어떻게 10권을 고르랴..

소박한 리뷰 2014.09.20 19:57

 

 

이번 릴레이는 내 인생의 책이다. 놀라운 열정으로 출판계를 주름잡던 미녀 이미현님이 넘겨주셨다.... 쿨럭
https://www.facebook.com/mihyun.lee.3701/posts/1338187232898200


이런 종류의 지명 릴레이는 정말 내 취향이 아닌데다, ‘내 인생의 뭐뭐를 꼽는 것만큼 어려운게 없다. 어떻게 달랑 하나의 영화, 하나의 책을 꼽을 수 있다는 건지. 2014년 봄에 좋았던 영화, 그 해 여름에 좋았던 책 정도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건 내 기억력 문제도 있다
.

2000년 북리뷰를 시작한 것도 기억력 때문 아닌가. 도무지 뭘 읽었는지 기억을 못해서.. 기록하지 않은 책, 영화는 이제 잘 모르겠다. 가끔 예전 리뷰 보고, 깜짝 놀랄 때도 많다.

내 인생의 책을 떠올리는 과정도 어쩔 수 없다. 2000년 이후 내 기록에 의존해야 한다.

덕분에 들어가본 옛날 블로그<남은 건 책 밖에 없다> 에는 388편의 리뷰가 있더라....

2000년대 중반 이전까지 열심히 했던 거라, 그 이후에는 리뷰 없는 책도 많다. (그래서 작년부터 이렇듯 목록만 남기기로 <2013년 - 남은 건 책 밖에 없다>) 하여간에 새로 시작한 이 블로그에 있는 것 까지 감안하면 기록으로 남은게..얼추 400편 정도. 아니, 여기서 어떻게 10편을 고르지? 그런데 심지어 그 이전 것도 꼽게 됐다. ^^;;
 

-      <작은 아씨들>
내 인생 몇 안되는 원칙 하나를 선물해준 책. 초등학교 입학 전 계몽사 소년소녀 세계문학전집 50권을 읽었고. 초딩, 아니 국딩 내내 수십 번 반복해 읽었던 것 같다. 그 시절엔 책이 많지 않았으니 그리 읽었어도 기억은 이제 가물가물. <작은 아씨들>의 둘째 조가 버럭 화를 냈다가 절절하게 반성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때 그녀의 결심이 화가 나더라도 해가 지면 푼다는 내용이었던 걸로 대충 기억한다. 아무리 화가 나도, 한바탕 싸우더라도, 화는 그날 저녁을 넘기지 않는다는 내 신조. 이건 내 사회생활 뿐 아니라 우리 부부 관계에도 도움되지 않았을까?

 

-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고등학교 때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에 푹 빠졌다. 아마 정신과 의사 꿈꾸다가, 심리학과로 마음을 돌렸던 주제에 갑자기 노어노문학과 가게 된 배경도 될 듯. 그 중에서도 둘째 이반 까라마조프가 소녀의 이성을 흔들었던 기억. 이 책도 몇 번 더 읽었는데, 매번 느낌이 달라졌고, 나중에는 셋째 알료샤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사랑은 변한다.

 

-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경제발전론에 집착하는 우리 시대의 필독서 (2003)
제목 그대로, 경제성장 환상에 대해 뒷통수 맞은 책. 기갈들린 듯 읽어댔던 것으로 기억한다.

 

-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 취재 16년의 기록>죽비가 아프다 (2004)
기자란 어떤 직업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역시 죽비로 맞은 듯 정신 번쩍 들었던 기억. 아마 저널리즘과 미디어에 대해 평생 뭔가 화두로 가져간다면, 역시 이 책이 씨앗을 뿌렸던 하나로 기억할지도.

 

-      < 이상 먹을 없다>먹거리가 아니라 엽기다 (2004)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젊은 엄마는 어느날 이런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책도 여러 권 읽었다. 농약, 식품첨가물, 항생제, 비타민 사기극 등의 문제에도 관심 갖고그러다 한순간 마음을 비웠다. 아마 유기농 매장 다닐 경제력이 더 안된다는 판단과 더불어 이런 종류 책을 졸업했던 듯.

 

-      <신의 거울>'불가사의' 인류사의 열쇠일까

앙코르와트 여행 전날 밤에 독파하면서, 우주의 신비 같은데 또 홀라당 넘어갔던 기억. 그러나 너무너무 신기한게 맞잖아! 더 찾아 공부하진 않고. 그냥 경이로운 감탄을 가끔씩 하면서 겸하하게 살아가기로.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속고 살아온 불편한 진실

책 자체가 상당히 재미나게 쓰였지만 정말 구절구절 놀라면서, 유럽식 사민주의에 대해 관심 갖게 된 계기. 특히 노동자가 경영의 동반자인 구조, 회사 경영 만큼이나 사회 이슈 전반에 관심을 갖게 되는 시민의 육성 측면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던 기억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시민이 된다는게 힐링

201212 19일 대선보다 더 놀랐던 것은.. 개인적으로 1224일 인수위 대변인 윤창중 임명 뉴스. 당선자의 대통합 구상에 어쩐지 기대하던 중이었다. 완벽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던 소식. 하여간에 그 겨울, 이 책은 그야말로 힐링’.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최근 가장 설레였던

저런 제목 붙여놓고 어떻게 빼놓을 수가 있을까. 익숙한 제도와 관습, 사실 별거 아니구나. 언제든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설레는 마음이 있었다.

 

.. 그리고 마지막 한 권을 꼽아야 하는데, 저 둘 중에 고르지를 못하겠더라. 이렇게 쓰는건 그러니까 꼼수다. <사당동 더하기 25>에는 섣불리 분노와 절망에 머물지 않고 중심을 잡은 연구자가 있다.  25년 간 그들을 잊지 않고’, ‘그들과 함께만들어낸 기록. 이른바 지식인은 어떻게 지식을 풀어내야 하는지 보여준 책. 그렇다면 <누구나 게임을 한다>는 다들 손가락질 하는 게임 문제에 대해 사고의 전환으로 새로운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도와준다. 솔직히 새로운 도전 쪽에 무게를 두고 <누구나 게임을 한다>를 마지막으로 꼽으려 했는데.. 미련이 남아서, 차마 버릴 수 없던게 <사당동 더하기 25> 였다. 내 마음이 그런걸 어쩌겠나.

<사당동 하기 25> 우리 사회의 ' 미제라블'

<누구나 게임을 한다>게임이 세상을 구원할까?


괜히 마지막 짤은 남푠이 생일선물로 겸사겸사 만들어 준 새 책장. 그동안 책장이 비좁아 사는대로 또 방출 해야 했던 아픔을 달래며. 당분간 책 꽂을 공간 확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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