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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트아시아>가상화폐의 미래

마냐 2008. 9. 7. 11:26
리프트아시아 2008 첫날인 4일 가장 인상적인 주제 가운데 하나가 '가상화폐' 얘기다.

영국의
David Birch, Consult Hyperion (UK) 는 일단 몇십년 전 광고 사진을 소개했다.


현금 들고다닐 것 같지도 않고, 카드도 아닌거 같고...뭐 이런 고민과 상상에서 나온 것이 반지가 신용카드 홀로그램을 투사하는 방식이다. (혹시 야쿠자처럼 반지 채로 손가락을 잘라가면, 더 위험한건 아닐까? ^^;;) 

일단 현금이 쇠퇴하는 것은 분명하다. Birch는 이에 대해 빈곤층에 대해 긍정적 신호로 본다. 경제학 적으로 따져보면, 캐쉬는 송금 등에 비용이 많이 든다. 운반 비용도 높다. 당연히 거래비용도 조금 높아진다. 하다못해 월급 통장이 자동이체로 바뀌면서, ATM에서 현금 조금씩 찾아쓸 때마다 상납하는 수수료 비용도 따져볼만 하다.

이미 유럽의 경우, 캐쉬가 쓰이는 비용은 27%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영국인들은 이제 신용카드에 사인도 않는단다. )  돈을 찍어내고 만들어내는 과정에 GDP의 0.5% 수준의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면, 화폐의 미래는 더욱 적극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경우, 빨간 점(데빗 카드)가 노란 점(신용카드)보다 사용 규모가 현격히 커지고 있다. 달러가 미국 내에서 유통되는 것보다, 미국 바깥의 규모가 더 크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미국 달러가 2/3가 미국 아닌 지역에서 유통된다고 한다.

조금 더 흥미로운 현상은 일본에서 발견할 수 있다.

모바일 지갑이 4000만개. 16~20세 일본 젊은 소비자들은 현금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 특이한 것은 신용카드에 대해서도 '기성세대'가 쓰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떨어진다. 일본 전체 휴대전화 가운데 전자화폐로 쓰이는 것은 6분의 1 규모다.

케냐의 m-pesa 라는 문자메시지 송금 방식에는 날마다 6000명이 새로 이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고, 현재 36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소액결제라면 모를까, 모네타 등 휴대전화를 전자지갑으로 이용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지지부진하다. 그런데, 세상 돌아가는 게 조금 다르다. 휴대전화에 메뉴 하나 추가해서 쓰는 가상화폐, 빠르게 진화한다.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현금 대신, 대체제를 찾고 있다.  현금을 덜 쓸 수록 탈세가 줄어든다는 분석도 간과할 수 없다.

짐바브웨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 발행 화폐보다 기업 발행 화폐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과연 20~30년 후, 현재와 같은 화폐는 남아있을까? (동전은 확실히 없어질 거라는게 Mr.Birch 말씀) 인공적인 국가 경제 대신 도시가 화폐 단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또 어떤가.

SF 작가이자 Wired 기자인
Bruce Sterling 역시 휴대전화 기반 화폐에 대한 화두를 다양하게 제시했다. 올해 기준 매달 600만명의 휴대전화 인구가 착착 늘고 있는 인도에서도 가난한 이들은 은행 거래도 못하고, 금융서비스를 받지 못하지만, 휴대전화 이용 지불서비스는 이용한다.

Mr.Sterling은 전자화폐와 관련, 북한에게 가장 큰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모았다. 어차피 국민을 먹여살리지 못하는 정권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북한이 붕괴된다면, 북한도 적극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저렴하구 쉬운 모델. 통신사업자를 비롯해 다들 고민해봐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어떤 지불시스템, 어떤 전자화폐가 답일지.
' 내가 북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경제가 막 붕괴돼 혼란한 상태에서 휴대폰 본 적이 없고 pc 본 적이 없다고 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