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트아시아> 이재웅 다음 창업자의 다음..
한 시대의 전설 같은 인물이다. 웹이 뭔지 개념없던 시절에 한메일(1997), 카페(1999) 등 웹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제는 다음에서는 완전히 손을 뗐다는 분이다. 공식석상 싫어한다는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소문도 들었다.
그런데 혁신, 미래에 대한 국제 컨퍼런스라는 '리프트아시아 컨퍼런스'가 열린 4일 오후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행사 전 회의장 안에서 활짝 웃으며 어떤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를 발견했다. 청바지에 슬림한 갈색 반팔 티셔츠 차림. 처음엔 못 알아볼 뻔 했다. 실물은 처음 본데다 40대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청년스러운 인상’이라고나 할까. 그는 로렝 허그 리프트아시아2008 조직위원장의 개막 연설 중간에 등장해 거침없는 영어로 몇마디 하셨다. 오후 2차례의 휴식시간 내내 행사에 참석한 내국인, 외국인들과 삼삼오오 격의 없이 대화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쩐지 행사의 주인장 같은 적극적이고 진지하고 밝은 모습.
그는 지난해 제네바에서 열린 리프트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가 아시아가 주최하는 컨퍼런스에 대한 제안을 들었다고 한다. 이번에 다음이 제주도와 리프트컨퍼런스 행사를 유치한 배경이리라. 이날부터 6일까지 3일간 계속되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인터넷을 넘어서’. 그는 정보화 사회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관심이 많은 것일까. 회사 대표, 이사회 의장 등 자리에서 물러나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손을 뗀 그의 행보는 미디어의 관심사다. 나 역시 귀를 쫑긋 세우고 그의 연설을 경청했다. 뭔가 강력한 임팩트가 있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참고해보자. (영어로 연설해주시는데, 받아 적기는 한글로 했다. --;; 문맥이 약간 이상하다면, 통역이 그다지 깔끔하지 않은 탓이라 주장해본다. )
(카메라 짹을 서울에 놓고와서.....이 사진은 일단 무단으로 빌려왔다. --;;;)
웹은 큰 시장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어떻게 하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를 연결시킬 것인가에 대해 투자와 혁신이 이뤄졌다.
오늘날에는 컴퓨터 안에서가 아니라, 컴퓨터와 사람, 환경 간 인터랙션에서 더 많은 혁신 일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날씨나 교통, 환경 등 정보를 웹 통해 얻기도 하고, 새 기술이 많이 도입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컴퓨터 밖으로 나와서 주변 환경, 사람과 얘기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새 기술도 이런 식으로 나아갈 것이다.
컴퓨터가 독립적으로 다른 컴퓨터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로봇과 컴퓨터도 인터랙션 하게됐다. ‘그린 테크놀러지’ 도입되면서, 환경과 인터랙션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이런 것들이야 말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선이 굉장히 희미해지는 추세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웹브라우저 넘어 뭐할 수 있을지.
첫번째. Beyond the browser ... 웹에 접근하는 다른 테크놀러지가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visualization, 예전엔 하이퍼 텍스트 밖에 없었지만, 다양한 시각화 가능해졌고, 좀더 점진적 혁신도 일어나고 있다. 사회 전체도 변화하고, 이러한 사회를 둘러싼 환경 생태계도 변하고 있다.
(로렝 허그 리프트아시아2008 조직위원장 = 그리고, Networked city. 전세계 인구 50% 이상 도시에 거주한다. 새로운 기술 적극 활용하는 공간이자 도시 자체가 혁신의 중심지. 정치적 힘도 형성한다. 어떤 국가보다 도시 자체가 힘을 갖기도 한다. 다음 트렌드 예측 위해 도시 관찰해야 한다.)
Techno-nomatic life. 테크노 유목민의 생활. 기술 덕분에 유목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개인의 생활, 업무간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있다. 새로운 종류의 협업 가능해지고 있다.
로렝 허그와 주거니 받거니 자유롭게 비형식의 연설을 해주신 덕분에, 뭔가 핵심을, 결론을 잡아내기 힘들었다. 다만 한가지. 그는 여전히 기술이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것인지에 관심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인터넷을 이용해 세상을 즐겁게 만들겠다는게 다음 창업 정신 아니던가) 온-오프 경계가 허물어지고, 컴퓨터 바깥의 ‘소통’이 다양해지는 세상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최근 그의 행보는 ‘은둔’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웹 너머를 꿈꾸는 '청년'같다. 이처럼 세상의 진화에 관심을 감추지 못하는 그의 새로운 도전이 모두에게 이롭기를 바란다. 여러모로 그의 다음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