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12.02 <표현의 자유>SNS 심의, 그 깜찍한 발상의 문제들 (5)
  2. 2011.11.11 <망중립성>'불법정보'를 통신사가 관리? 차단? (2)

<표현의 자유>SNS 심의, 그 깜찍한 발상의 문제들

표현의자유 2011. 12. 2. 01:03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권한 남용과 시대의 역행을 멈쳐야 한다
. 권한 남용을 넘어 권력을 휘두르려는 욕심에서 멈쳐야한다.

시대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그로 인해 국민의 생각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뛰어나지, 집단지성의 얼마나 많은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는지를 믿는 신념이 없는 일부의 몇 사람이 디지털 사회를 통제하고 재단하려는것 멈쳐야 한다"

아침에 트위터에서 만난 이 멘션에 조금 당황했습니다. 사실 인터넷에서 드물지 않은 의견이지만, 글 쓴 이가 김성훈 한나라당 디지털위원장이었죠.

여당 디지털 책임자조차 펄쩍 뛸 만큼, 개념 없는(?) 규제인가.. 김 위원장의 트윗을 좀 더 살펴봤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가 많은 시민과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SNS의 심의 제재를 시작하려 한다고 합니다. 참 그분들 무슨생각으로 이렇게 강행하려는건지..?

실효성, 공정성, 위헌소지 등의 많은 문제점과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기존팀에서 처리할 수 있는일을 말도 안되는 직제의 팀을 만들어 단속하려는 것인가? 과잉 충성? 꼼수? 나만의 정의? 권력에 대한 향수?"

그냥 한마디 탄식은 아닌 듯 하더군요. 사실 이번 조치는 세계 유례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저항과 반발.. 부메랑이 될 수 있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30일 SNS, 앱 전담팀을 만들었습니다. 조직이야 뭐라 하겠습니까만,, 하는 일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 애플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의 애플리케이션을 심의하고, 차단 명령(사실은 권고..)을 내릴 예정이랍니다. 문제 있으면 ‘자진 삭제’를 권고한뒤, 안되면 통신 사업자에게 해당 계정 차단을 명령한다는 구상입니다.

이게 뭐가 문제인가 하면요...

(자진삭제 권고 후) 계정 차단은 헌법 상 ‘과잉금지의 원칙’,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3조 제1호 ‘최소규제의 원칙’에 위배됩니다.

현재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차단은 개별 게시물 단위로 이뤄집니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해외사업자가 시정권고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감안, 아예 문제 게시글을 올린 계정 자체를 차단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문제 게시글 외에 정상적 표현의 자유까지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입니다. 즉 A씨의 멘션 OOO개 가운데 O개가 문제라는 이유로 A씨 계정 전체를 차단하는 것은 A씨에 대한 기본권 침해입니다.

문제 게시글 혹은 계정 차단의 실효성이 없습니다.

SNS 서비스 특성상 이미 RT 되거나 ‘좋아요’로 확산되는 경우, 문제 게시글을 이유로 해당 계정을 차단한다고 해도, 이미 내용은 확산된 이후입니다. RT와 ‘좋아요’를 진행한 모든 계정을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SNS의 불법 게시글은 자정 기능을 이용해 논의가 확산되도록 정리하는 것이 SNS 생태계 특성에 더 적절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미 @2mb18noma 라는 계정을 차단한 바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차단했다가, 이후 다시 기술적으로 어떤 문제인지 접속이 한동안 정상적으로 됐다가, 지금 보니 다시 막혔네요. 이런 화면이 뜨게 되는데, 이거 계속 막혀 있을지 좀 의심스럽기는 합니다.



차단 방식의 규제는 정답이 아닙니다. 온라인에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록 더 많이 확산됩니다. 바바라 스트라이샌드 효과를 참고하세요. 

SNS 규제는 또다른 역차별입니다.

인터넷 규제는 그동안 포털 같은 사업자에게 해당 게시글을 차단하라는 방통심 시정요구 등으로 이뤄졌습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를 규율하지 못한다면 이 제도 역시 실효성이 없습니다. SNS로 한정해서 볼 때, 네이버 미투데이, 다음 요즘 처럼 국내 서비스만 차단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명백한 역차별입니다.

인터넷과 SNS를 구별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선거법에 대한 SNS 규제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가릴 예정인데, 향후 SNS 규제만 풀어서 트위터에 올리면 괜찮고 아고라에 올리면 불법 게시글로 삭제되고 처벌되는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관계망 서비스라 더 봐주고 말고 할게 아니라, 인터넷에 대한 규제 철학부터 바꿔야죠.

내용 규제의 위헌성을 비롯해 허위사실이나 유언비어에 대한 규제는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2010년 12월 이른바 미네르바법(전기통신기본법)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는 “허위사실의 표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올바른 정보획득이 침해된다거나 국가질서의 교란 등이 발생할 구체적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없고, 허위의 통신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회적 해악의 발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하여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일률적이고 후견적인 개입은 기본권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 주체로 하여금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하여 스스로 표현행위를 억제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은바, 제재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하여 표현이 억제된다면, 표현의 자유의 기능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공익을 해할 목적’도 함부로 처벌해서는 안된다는 마당에 대체 SNS에서 어떤 종류의 불법정보를 차단할 수 있을까요. 전세계가 합의한 부분은 ‘아동(이 주인공인) 포르노’, 그리고 인종차별이나 나치즘 정도? 우리는 여기에 사행성 정보도 넣고, ‘명예훼손’도 들어갑니다. (불법 정보에 대한 정리를 참고하시죠..)

불법정보, 불온통신 규제...이미 9년 전 헌법재판소가 "No" 했습니다. 

‘불법정보’의 전신인 ‘불온통신’에 대한 위헌 결정문은 곱씹어 볼 만 합니다.
2002년 헌법재판소는 전기통신사업법 불온통신 조항 관련, ‘전기통신을 이용해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내용의 통신'을 해서는 안된다는 조항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공중파방송과 달리 "가장 참여적인 시장", "표현촉진적인 매체"로 자리를 굳힌 인터넷 표현에 대해 질서위주의 사고만으로 규제하면 표현의 자유 발전에 큰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법률규정으로 광범위하게 규제해서는 안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기관(?)의 게시물 심의 자체가 문제..

뭐, 제한적 본인확인제(실명제)도 그렇지만, 불법정보에 대한 행정기관과 다름없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등이 모두 글로벌 스탠다드와 거리가 먼, 한국에만 있는 규제입니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글로벌하게 보편적 규제가 아니다보니 더더욱 국내에서 사업하는 외국인 사업자에게 따르라고 강제 못하잖아요. 지난 24일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주최한 국제 컨퍼런스가 열렸는데, “자율기구도 아니면서 아동포르노 뿐만 아니라 명예훼손 및 각종 법률위반의 방조까지 다 차단/삭제사유로 삼고 있고 직접 개별게시물의 위법성 판단까지 하는 기관은 대한민국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밖에 없음이 이번 국제컨퍼런스를 통해 재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표현물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지워라 말아라, 이것은 사법부의 고유 권한입니다. 정부기관이 인터넷 글의 불법성을 판단하는 것은 '검열'입니다. 그동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민간인으로 구성된 독립기구로서 심의 결정은 권고적 효력만 가진다"고 해왔죠.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법원에서 깨졌어요. 법원이 이를 반박,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행정기관'이라는 판결을 내려 최종심이 진행중입니다.
방통심의 법적 지위는 헌법재판소에서도 위헌을 다투고 있습니다. 서울고법은 지난 2월 방통심의 인터넷 게시글 심의와 삭제 요구가 "표현 자유를 침해하고 과잉금지 원칙과 포괄위임 입법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고, 원고의 위헌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법원은 결정문에서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서의 정보'라는 방통심 심의.시정요구 대상인 정보의 개념이 너무 애매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규제되지 않아야 할 표현까지 규제하게 되고, '삭제, 접속차단, 이용정지, 이용해지' 같은 규제 수단 역시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공권력이 표현의 내용을 규제하는 입법에서 '건전한 통신윤리' 함양이라는 잣대로 일체의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밝혔습니다.
방통심 문제는 지난 5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된 보고서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정보를 삭제하는 사실상의 사후 검열 기구로서 기능하지 않도록 그 기능을 독립 기구에 이양해야 한다"고 지적됐죠...

모든 법과 제도는 당대의 필요성에 따라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통신심의 제도 역시 필요성이 있습니다. 방통심의 분쟁조정 기능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시도들은 '무리수'이고, 이런 것들이 쌓이면 조직 자체의 병이 됩니다. 방통심은 존재의 의미를 되살려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리침해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더 고민해야 합니다. 방통심에 사실 멋진 분들 많습니다. 이렇게 불신만 얻게 되신다면, 너무 안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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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별글 2011.12.02 17:49 Modify/Delete Reply

    이번 정권이 들어서고 언론자유지수도 크게 하락했더라구요.
    20-40대와 소통을 한다는 것이 겨우 이런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2. 민노씨 2012.01.09 15:58 Modify/Delete Reply

    이 좋은 글을 이제야 읽다니..;;;
    <심의>에 관한 컨퍼런스를 준비한다면서도 최소한의 사전 학습이 많이 미흡했던 것 같아요.
    마냐님 글과 마냐님 글에 링크된 박경신 교수의 글, 그리고 관련 기사들이 그 "최소한의 학습"에 큰 도움이 되네요.
    좋은 의견, 좋은 자료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

    • 마냐 2012.01.12 18:04 신고 Modify/Delete

      민노씨의 칭찬이라니...*^^* 올해는 블로거로서 좀 더 열심히 해볼께요

    • 민노씨 2012.01.12 19:44 Modify/Delete

      약속하셨습니다? : )
      올해엔 블로거 마냐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ㅎㅎ

      추.
      방금전에 박경신 교수 동영상 발제 촬영하고 집에 왔는데요.
      토요일에 싱가폴로 'SNS 심의'에 관한 현황을 논의하러 가는 자리라고 하시더군요.
      그나저나 이번엔 PR기간이 짧아서 더 그렇겠지만, 참여가 저조해서 많이 걱정이네요..;;
      마냐님의 풍부한 인맥을 활용해 인주컨퍼런스 소개 좀 부탁드려요. ^ ^;;
      http://onoffmix.com/event/5072

  3. Ray Ban outlet 2013.07.14 23:07 Modify/Delete Reply

    당신은 내가사랑할 만한 사람이 아니예요,사랑하지 않으면 안될 사람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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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중립성>'불법정보'를 통신사가 관리? 차단?

망중립성 2011. 11. 11. 09:11
SNS 원천차단? SNS 인터넷 규제에 대한 불신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가 10일 철회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제가 보기에는 망중립성을 법제화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게 SNS 원천차단법으로 둔갑했습니다. 

정부 여당, 스마트폰 통한 SNS 접속 원천차단 추진  
정말 이런 법이라면, 이건 또다시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거죠. 그런데 알려진 바를 살펴보면

. 인터넷 접속역무의 이용절차에 대한 정보공개 등 기간통신역무 중 인터넷 접속역무를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준수사항을 규정함(안 제40조의21항 신설). . 기간통신사업자는 불법적인 통신 등 특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 합리적인 통신망관리를 위하여 인터넷 접속역무의제공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함(안 제40조의23항 신설)

통신사업자에게 '불법 통신 등 특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 차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얼핏 무시무시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법안 취지도 한번 살펴보죠. 

무선인터넷 이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 이에 따라 인터넷 접속역무를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중립성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으나, 현행법에는 이와 관련한 규정이 미비한 상황임. 이에 인터넷 접속역무를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준수사항을 명시함으로써 인터넷의 개방성과 통신망관리의 중립성을 유지하고, 이용자의 선택권과 통제력, 전기통신사업자간의 경쟁, 자유로운 서비스 혁신의 증진을 꾀하려는 것임.

대놓고 통신사 힘이 세니까, 망 관리 중립적으로 하도록 하는 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망중립성에서 불법 통신 차단을 운운할까요. 

국내에서도 방송통신위원회가 망중립성 기본 정책 방향을 놓고 조만간 공청회를 가질 전망입니다. 그래서 이 대목, 관심있게 보지 않을 수가 없어요. 망중립성의 교과서 격은 2010년 미국의 FCC가 발표한 망중립성 원칙 'Open Internet Rules' 입니나. 여기에선 처음에 '합리적 네트워크 관리'에 대해 4가지 조건을 제시한 뒤, 거기서부터 논의를 풀어갑니다. <  여기 원본 파일 첨부합니다 


81. In the Open Internet NPRM, the Commission proposed that open Internet rules be subject to reasonable network management, consisting of “reasonable practices employed by a provider of broadband Internet access service to: (1) reduce or mitigate the effects of congestionon its network or to address quality-of-service concerns; (2) address traffic that is unwanted by
users or harmful; (3) prevent the transfer of unlawful content; or (4) prevent the unlawful transfer of content.

(3) 에 등장하듯, unlawful content 는 관리 대상에 들어갑니다. FCC의 Open Internet Rules는 결국, 네트워크 관리는 훨씬 더 명확해야 하는 동시에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case-by-case 를 기본 원칙으로 제시합니다만, 불법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드러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통신사에게 '합리적 네트워크 관리'를 허용하는 것은, 망 사업자의 다른 의무를 분명히 하면서 따라가는 단서 조항입니다. 즉 망 사업자가 함부로 인터넷의 개방을 저해하지 못하도록, 통신사나 혹은 누군가의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콘텐츠나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차단해서는 안되며(No Blocking), 비합리적으로 차별해서도 안된다는(Unreasonable Discrimination) 원칙이 바로 망중립의 핵심입니다. 여기에 네트워크 관리를 포함해 통신사 망 현황을 투명하게(Transparency) 밝히라는 것이 미국 Open Internet Rules 의 핵심 3가지 원칙이죠. 

일단, 이런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특정 조건에 부합할 때만 망 사업자의 합리적 네트워크 관리의 기회를 열여준 것이고, 거기에 '불법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망중립 원칙을 그대로 빌려와 작업하다보니 '불법 통신'에 대한 차단이 법에 들어가는 거죠.

그런데 불안합니다. 불법통신 차단을 망 사업자에게 맡겨도 되나? ...무엇보다..  


대체 뭐가 불법 통신? 불법 정보?

이게 과연 뭔지 또 따져봐야 합니다. 아마 이게 핵심일텐데...참 사연 많거든요. 
 

일단 지난 2002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불온통신의 단속) 조항을 한번 봐줘야 합니다. 

① 전기통신을 이용하는 자는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내용의 통신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관련 시행령 보면, 아래와 같은 정보를 올리면 안된다는 겁니다.
1. 범죄행위를 목적으로 하거나 범죄행위를 교사하는 내용의 전기통신
2. 반국가적 행위의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
3.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해하는 내용의 전기통신


이 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문은..표현의 자유에 대한 바이블 같아요. 구구절절 아름답습니다. 궁금하면 함 보세요..


일단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이라는 불온통신의 개념은 너무나 불명확하고 애매하다고 명시했고, 인터넷에 대해 “가장 참여적인 시장”, “표현촉진적인 매체”라고 했죠.  

불온통신 개념의 모호성, 추상성, 포괄성으로 말미암아 필연적으로 규제되지 않아야 할 표현까지 다함께 규제하게 되어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 즉, 헌법재판소가 명시적으로 보호받는 표현으로 분류한 바 있는 ‘저속한’ 표현이나, 이른바 ‘청소년유해매체물’ 중 음란물에 이르지 아니하여 성인에 의한 표현과 접근까지 금지할 이유가 없는 선정적인 표현물도 ‘미풍양속’에 반한다 하여 규제될 수 있고, 성(性), 혼인, 가족제도에 관한 표현들이 “미풍양속”을 해하는 것으로 규제되고 예민한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관한 표현들이 “공공의 안녕질서”를 해하는 것으로 규제될 가능성이 있어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기능이 훼손된다. 

부득이한 경우 국가는 표현규제의 과잉보다는 오히려 규제의 부족을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해악이 명백히 검증된 것이 아닌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보는 것이 표현의 자유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공의 안녕질서”나 “미풍양속”과 같은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개념을 잣대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게 되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이 왜곡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더욱이 집권자에 대한 비판적 표현은 “공공의 안녕질서”를 해하는 것으로 쉽게 규제될 소지도 있다. 우리 재판소는, 민주주의에서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를 국가가 1차적으로 재단하여서는 아니되고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고 확인한 바 있음을 환기하여 둔다. 

그런데
'불온통신'을 위헌이라고 하자, 정부는 '불법정보'라는 개념을 법제화했습니다. 이게 바로 현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정보보호에 관한 법률447(불법정보의 유통금지 등) 입니다
①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를 유통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내용의 정보 (이거 음란물입니다그런데 2002년 헌법재판소가 뭐라 했나요성인에 의한 표현과 접근까지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했는데 다시 금지하는 조항이죠. 또 쿠르베 '세상의 근원' 같은건 예술이냐 음란이냐..이거 모호해요)
  2.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 (이건 바로 명예훼손)
  3.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 (이건 스토킹 처벌용입니다그런데 2011년 봄 일본 원전 유언비어 나돈다고경찰이 이 조항을 근거로 처벌 검토한다고 했죠당시 이미 허위사실 유포죄가 위헌 결정받아 마땅한 조항이 없었어요. 그러니 공포심, 불안감을 유발한다는 이유만으로 '반복적으로 스토킹'해야 하는 조항까지 검토한듯요)
  4.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하는 내용의 정보 (해킹 정보겠죠.. )
  5. 
청소년보호법」에 따른 청소년유해매체물로서 상대방의 연령 확인표시의무 등 법령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제공하는 내용의 정보 (이건 사실 청소년보호법에서 막는데 굳이..여튼)
  6. 
법령에 따라 금지되는 사행행위에 해당하는 내용의 정보 (사행정보..불법 맞죠. 다만 걸면 걸리고 아님 말고
  7. 
법령에 따라 분류된 비밀 등 국가기밀을 누설하는 내용의 정보 (이건 그때 그때 어느 법령 걸리는지 봐야 해요..)
  8.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 (국가보안법이 있으니 너무 당연하게 불법인데사실 국보법 뜯어보면 또 재미있긴 해요걸면 다 걸리니까엄청 모호하죠 )
  9. 
그 밖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敎唆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이건 지금 위헌 다퉈요광고주 불매운동 게시글 지울 때 정당한 소비자 운동이란 항변에 대해 바로 이 조항으로 걸었거든요.. 사실2002년 위헌 결정난 불온통신 시행령 1호랑 닮기도 했어요..)

여기에다 2002년 헌법재판소가 "정보통신부장관의 취급거부ㆍ정지ㆍ제한 명령 제도는 실질적인 피규제자인 전기통신이용자에게 의견진술권이 전혀 보장되어 있지 아니한 점에서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했음에도... 여전히 방송통신위원회 명령 권한 살아있는 건...일단 넘어가요. 할 말이 너무 많으니...

여튼, 정보통신망법 44-7. 이 불법정보도 문제 많지만, 그래도 매우 중요해요. 왜냐하면 사실상 여기서 정해진 불법정보 외에는 온라인 상에서 '불법정보'라고 지우거나 처벌하면 안되거든요.

예컨대 '사회질서 교란'이나 '헌정질서 위배' , '청소년 건전한 어쩌구 저해' 비슷한 내용들이 설혹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규정에 있거나, 딱 봐서 마음에 안들더라도 바로 44-7에 없기 때문에 '불법정보'로 단죄할 수가 없어요. 예전에는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별도로 죄를 물었지만, 이건 2010년 12월 이른바 미네르바법(전기통신기본법)의 "제47조(벌칙) ①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졌거든요.  (역시 주옥같은 내용인데 이거 보세요  


처음으로 돌아가서, SNS 원천차단법 이라고 주장한 기사에 보면, "이 조항을 적용하면 SNS를 통해 불손한 내용이 오갔을 경우 이통사들은 스마트폰을 통한 해당 SNS 접속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우려해요. 그런데 '불법적인 통신 등 특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라고 규정한 법안이 '불손한 내용'까지 처벌하려면 '불법적인 통신'으로 잡아넣을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몇가지 포인트.
1) 불손? 이런거 처벌하면 헌법재판소에 반항하는 겁니다. 이건 이미 처벌 불가합니다.
    자꾸 겁주셔도 곤란합니다.
2) 그럼 불법적인 통신에 뭐뭐 포함시킬건데?  이게 핵심이겠네요.
 
기본적으로 망중립성 논의 과정에서 등장한 것은(네네. 이미 전문가와 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신사, 포털, 제조사, 소비자 대표 등등 참여한 포럼이 7개월째 논의하는 중입니다)
 - '불법 콘텐츠'로 정의하고, 정보통신망법 44-7, 혹은 저작권법에서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들로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구요,
- 44-7 조차 문제가 많으니 그것보다 더 줄이고 아주 협소하고 구체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통신사 분들은 '불법 콘텐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차단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시는데, 솔직히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불법' 딱지를 뭘 근거로 붙일 것이며, 현행법상 불법 딱지 붙일 수 있는 서비스는 다른 법으로 다 정리됩니다. 괜히 통신사에게 이런 권한 함부로 드리는거, 무섭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이 논의에서 어디에 관심 가져볼까요. 

이번 SNS원천차단법 논란은 비록 일부 오해에서 비롯됐지만, 매우 중요한 가르침을 남겼다고 봅니다. 즉 함부로 정보를 차단하는 것에 이용자들이 가만 있지 않을 거라는 엄중한 경고를 남겼죠.  또한 망을 운영하는 통신사업자에게 저희가 "망중립 원칙 지키신다면, 아주 예외적인 상황에서 이러이러한 건 당신들 마음대로 차단해도 되요"라고 할때,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걸 법에서 명시할 경우, 솔직히 악용되지 않을거라 장담하는 분이 없더군요. 이거 망중립 논의 구조가 원래 그래요~ 라고 잘난척 했더니, 일단 법에 '불법 통신'이라는 조항이 추가될 수록, 자유롭게 정보가 다니는 인터넷 세상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거죠. 여기서 44-7 한번 더 봐야 할게...전세계 선진국 중에서 이런 걸 '불법정보'라고 하는 나라도 한국 정도여요. 다들 '어린이가 주인공인 아동 포르노'  외엔 아무것도 '불법정보'라고 딱지 붙이지 않아요. 아주 예외적 사례는 프랑스에서 나치 선전물 정도?

이번 기회에, 망에 흐르는 정보를 '정부가', 혹은 '통신사가' 이거이거는 안돼~ 라고 하는게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 한번 고민 해볼 필요가 있어요. 물론 이용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보호하고자 정해놓은 '불법 정보'도 있겠지만, 2002년 '불온통신'을 규제하는게 위헌이라고 했던 헌법재판소의 법정신으로 돌아가보면, 지금도 황당한 겁니다.

망중립에 대해서는, 조금 더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단 망중립 논의에서는 조금 부차적인(핵심 3개 조항은 투명성, 차단금지, 비차별이라니까요~), ..그러나 SNS 원천차단법 논란에서 드러났듯 어쩌면 인터넷의 핵심 논의가 될 수 있는 '불법정보'에 대해서만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혹시 제가 틀린 지점이 있다면 귀찮더라도 알려주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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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sa 2011.11.12 09:29 Modify/Delete Reply

    좀 늦게 망중립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여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2. Gootie 2011.11.12 14:50 Modify/Delete Reply

    내용에 걸리는 부분이 없네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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