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미디어>온갖 궁리 끝에...뉴스펀딩
“뉴스펀딩은 뉴스유료화 흐름의 포털식 대안”
미디어다음의 뉴스펀딩에 대한 고마운 기사. (뉴스펀딩은... 위에 캡쳐한 것처럼 생긴 서비스입니. )
이 기사를 읽고서... 남긴 페북 글입니다. 일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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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의 고민을 포털 기획자가 대신해주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
"저널리즘의 미래를 저널리스트가 아닌 포털 기획자들과 토론해야 하는 지금의 현실이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라고 이성규님은 기사에 언급하셨지만ㅎㅎ
포털도 뉴스를 생산하지 않고 유통시키는 '새로운 미디어'로서 도전을 거듭해온지 10년이 넘었고. 뉴스에 대한 고민을 누구보다 많이 해온 세월도 쌓였습니다. (그 과정에 함께 해주신 성규님!)
언론사나 포털이나 고민은 치열합니다. 결과는 각자 이런저런 시도를 할테구요. '저널리스트가 아닌 포털 기획자', '미디어가 아닌 포털'이라는 시각은.. 저는 개인적으로 이제 불편합니다. ^^;
온라인 저널리즘, 뉴스 스타트업을 고민하는 기자, 블로거, 교수, 전문가 모임이나 포럼이나 무슨 연구반에도 포털만 불러주지 않는 게 아쉽다고 투덜거려 봅니다. ㅎㅎ 누구보다 미디어를 열심히 고민해왔는데 말이죠.. 포털 덕분에 신문이 망했다구요? 시장의 변화를 그렇게만 바라보면..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위축되지 않을까요?ㅎ 10여년 어쨌든 이런저런 고민을 나눠왔는데, 적대적으로 배척할 이유는 없잖아요. 그저 시장에서 경쟁하며 협업하며.. 위기의 미디어를 다시 살리는걸 목표로 각자 몫을 할 뿐이죠.
뉴스펀딩 또한.. 미디어 생태계에 어떻게 새로운 경험을 선보일지, 어뷰징 기사 대신, 좀 더 이용자 눈높이와 니즈에 맞춘 고퀄 콘텐츠로 어떻게 유료화를 이끌어낼지.. 그 과정에서 포털이, 기존 미디어가 어떻게 협업할 수 있을지 찾아낸 결과물입니다. 많은 생태계가 누군가 독식하면 망가지지만.. 미디어야 말로, 다양성이 중요해요. 포털은 그런 다양성을 여러 매체의 큐레이션으로 풀어내기도 했고. 시장 자체를 살려보려고, 이런저런 구상을 내놨을 뿐이죠.
구글이 어느 언론사에게도 기사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것과 달리 국내 포털은 다른 방식으로 언론사와 상생을 모색했을 뿐이고. '헐값'이라고 비판해 오셨지만..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그 파이 자체가 크지 않았을 뿐입니다. 미디어다음이 운영실비 제외하고 모두 '상생'모델을 통해 언론사에게 돌려드린게 이미 2008년 고민의 산물이었죠.
기자들만 미디어에 프로페셔널 하진 않다는 얘기를 굳이 기록합니다. 이미 블로거들도 상당수 전문성을 확보하기 시작했고. 포털 뉴스 담당자들도..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전문성을 쌓아온지 10년이어요. 뉴스펀딩은 하나의 결과물이고.. 앞으로도 이런저런 도전을 계속해야죠.
이 글은.. 포털 뉴스 담당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남깁니다.. 정당한 평가를 받으실만 하고, 그동안 묵묵히 애써오셨으나..ㅎㅎ 어느 언론에서도 보도된 바 없었죠.ㅎㅎ 뉴미디어 생태계에서 우리는 영역을 허물고 함께 상상을 키워보면 좋겠어요. 미디어를 살리자는 마음은 다 같아요
===== 라고 페북 글을 쓰면서 성규님을 소환했더니, 바로 답글을 주셨습니다. ㅎㅎ 성규님 답글과 거기에 대한 제 답글까지 옮겨놓습니다.
하하하 기사 쓰면서도 살짝 혜승님 떠올랐었는데. '저 코멘트 쓰면 한마디 하시지 않을까' 싶었답니다. 진정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려요.(진심이랍니다)
뭐랄까요 저널리즘의 올드한 주체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이랄까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지금 기자들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까, 바쁘다는 핑계로 늘 미뤄두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메시지를 거칠게 전하고 싶었답니다.
저널리즘을 핵심 가치로 삼는 언론사(사실 이마저도 희미해지고 있지만)와 저널리즘을 부가가치 생산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포털 사이에는 약간의 간극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좁혀지지 않는. 그런 측면에서 고민의 깊이와 방향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포털 간에도 미묘한 스탠스의 차이는 존재하는 것 같고요. 언론사를 저널리즘의 핵심 주체로, 포털은 저널리즘의 반핵심 주체로 분류하는 편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면 어떨까요? 저는 종종 저널리즘에 대한 탄압, 재갈물리기 등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돼 사업적 위험이 큰 폭으로 증가했을 때, 포털은 저널리즘 혹은 뉴스 서비스에 대해 어떤 선택을 취하게 될까 고민해봅니다. 저 개인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언론사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저널리즘적 가치를 포기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런 측면에서 언론사는 저널리즘 가치의 마지막 보루일 수밖에 없고, 저널리즘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져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고민을 지금 도외시하고 있는 현실, 그리고 핵심 주체가 반핵심 주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민의 깊이가 얇아지는 그 현실이 아쉽게 느껴지더라고요.
말씀하신 대로 동일한 지향과 목표라면 협업이 지니는 시너지는 매우 높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저널리즘 주체끼리의 협업은 언제든 시도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다만 저는 협업은 동등한 파트너적 관계에서 성립돼야 한다고 보는 쪽입니다. 디지털화로 인해 현재 언론사는 종속적 지위(권력과 기술적 측면에서)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고 생각하고요. 동등한 파트너로 올라오기 위해선 더 깊은 고민과 실력 배양이 필요하다, 뭐 이런 메시지를 전한 것이랍니다. 물론 성찰도 요구될 것이고요.
불편하게 톡 쏜 부분은 이런 관점에서 양해를 해주시길 바라면 안될까요? ^^
세상에. 기사 쓰면서도 떠올려주다니. 고맙고 영광인 동시에.. 저 대체 어떤 이미지를ㅎㅎㅎ
굳이 따지면 저도 기자생활 14년, 올드한 언론 출신입니다만. 언론이 저널리즘의 핵심 주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ㅎㅎ 언론탄압에 대해서도 언론의 대응과 포털의 대응이.. 그런 업태적 분류에 따라 엇갈릴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저널리즘을 쉽게 포기한 언론을 저희가 보지 못한 바도 아니고. 반면 오히려 일부 포털이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 편집권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해온 일들이 결코 의미 없다고 보지 않습니다ㅎㅎ
말씀하신 바, 극단적 상황에서 저널리즘적 가치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편집권 독립을 위한 시스템이 편집국 보도국 내에 어떻게 갖춰져 있는지. 공정보도위원회 등의 기구가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경영진 인사권에 대해 국가나 자본의 개입이 가능한지 등등.. 다른 변수가 많습니다. 잘 아시잖습니까. 마지막 보루라고 하기엔.. 언론은 시장의 위기 보다 신뢰의 위기에서 더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저널리즘의 반핵심 주체로 포털을 설정하는 것은 다소 단순한 구분법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것은 냉정하게.. 현재 포털 입장을 대변하는 측면도 없지 않고. 동시에 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놓지 않고 있는 연구자의 입장도 있습니다. 저또한 굳이 부끄럽게 밝히면 관련 연구자 1인입니다.ㅎㅎ)
제가 님을 처음 뵌 날, 기자들이 그 따위로 밖에 일을 못하니까.. 라는, 기성언론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셨던 걸 혹 기억하시나요.ㅎㅎ 저는 갓 기자 그만두고 포털로 이직한 상태였고, 님은 포털에서 블로거뉴스를 담당하실 무렵. 제주의 한 술집에서 아주 공격적으로 비난 작렬하신 바 있습니다. 저로서는 잊혀지지 않는 경험 중 한 장면입니다. 미디어에 대해 허접한 수준에서나마 고민을 더 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죠.
이 시대, 미디어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는 처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고민을 끌어안고, 인정하고, 발전시킬 수 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구요. 저 역시 돌직구를 날리는 스타일이란거 아실테고ㅎㅎ 이해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