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10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 실험
방금 파주에 사무실 내는걸 고민하시는 페친 담벼락에
"처음에 제주 가라고 하니까 그만두는 직원도 있었다고 합니다. 초창기 고작 몇 십 명 내려갔구요.. 조금씩 희망자 위주로 옮겼어요. 오늘 제주 사옥 하나 더 오픈했고..8년만에 본사 법인을 옮겼고..이주 프로젝트 10년 만에 이젠 500명 정도 내려갔네요. 아직 서울 지사 근무자가 1000명ㅎㅎ 다만 이제는 제주 가겠다고 입사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제주 근무자 만족도가 거짓말 같지만 90% 넘고요. 순리대로 차분하게 진행하시죠ㅎ"
라고 댓글을 달았더랍니다. 그리고 다른 페친 담벼락에서 발견한 기사.
"다음 제주 이전 10주년.. 스페이스닷투 오픈"
(네네. 이게 스페이스닷투.. 입니다ㅎㅎ)
생각난 김에..
2008년 다음에 입사해서 한달에 한 번 꼴로 제주 출장을 다니면서.. 아니, 이 회사는 하늘(항공기)과 길바닥(호텔)에 돈을 뿌리고 있구나 싶었어요. ^^;; 매주 출장 다니는 분들도 있고.. 화상회의 시스템과 메신저, 메일로 업무를 하면서도 얼굴 보고 하는 일들도 없을리가요..
그런데... 이건 정말 '즐거운 상상', '즐거운 실험', '즐거운 도전' 이었어요. 전설처럼 전해지지만.. 출근 2시간 씩 걸린다는 직원 얘기에 충격 받은 당시 창업자께서 '즐겁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터넷' 기업으로서 '상상력'을 발휘한 건데...
2004년 선발대는 16명. 펜션에 둥지를 텄다고 합니다. 이어 38명의 미디어본부가 내려갔고.. 그 때, 아고라니 뭐니 중요한 서비스가 많이 탄생했다고요. 아무도 인정하지 않겠지만ㅎㅎ...제가 보기엔..가족도 친구도 연고도 없이 내려간 분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근무하고 일 끝나면 같이 맥주 한 잔에 또 일 얘기 하고... 뭔가 들썩들썩 만들면 만드는대로 나오는 시기가 아녔을까 근거 없이 짐작만 해봅니다. (일종의.. 유배의 순기능?ㅋㅋ)
(이건 2006년에 걸립한 제주 첫 집. 다음 글로벌미디어센터. 지금은 자회사 다음서비스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지만ㅎㅎ.. 한꺼번에 다 내려가라.. 하지 않고. 본인 희망을 감안해서..서울과 제주 근무 선택권을 가급적 보호하면서 10년 간 차근차근 진행한게 가장 괜찮은 대목. (비록 관련 법에 따르면 인력 50%가 내려가야만 지방이전기업으로 세제 혜택을 주기 때문에.. 나름 대표적 지방이전 기업인 다음은 해당 안됩니다만ㅎㅎ) 서울 지사 1000명 + 제주 본사 500명으로 운영하는 유연함. 제주에서 거의 대부분 고용하는 500명 자회사 '다음 서비스'도 별도로 설립, 운영하는 지역친화적 철학. 기업이 서비스 비즈니스만 잘하면 됐지, 뭐하러 부동산에 투자하느냐는 원칙에 따라 서울에서는 비록 셋방살이 처지지만 제주에서는 지역이전 실험과 도전인 만큼 아낌 없이 건물에 투자하는(흑흑. 불쌍한 서울지사 직원들) 담대함... (아아. 오글오글합니다만 저도 회사 자랑 흔치 않습니다...)
이번에 오픈한 닷키즈.. 건물은요.. 제가 셋째를 낳아버릴까 잠시 흔들릴 정도로 ^^;; 근사한 작장 어린이집입니다. 인재를 유인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런 것도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는. 제주의 삶과 일. 괜찮다구요. (삼시 세 끼, 먹여주고. 출퇴근 셔틀 태워주고, 빨래도 해주는 빨래방을 운영하고, 텃밭에다 온갖 스포츠 시설 등등 얘기는 뭐 생략하겠습니다. 저런거 하나도 없는 서울지사 근무자입니다..ㅡㅡ;;)
인터넷 기업 중엔 유일하게 '지속가능성보고서'라는 걸 내고 있는데요.
제주에 대한 얘기는 혹 더 궁금하시면 여기를
제주 이전은.. 아직 '진행형'으로 '도전'이고 '실험'이라 생각되요. (저는 이와 관련된 회사 방침과 정책 등에 대해 전혀 책임 질 수 없고, 아는 바 없는 사람입니다요ㅎㅎ)
계속 지켜봐주시고, 가끔 박수 쳐주셔도 좋겠습니다.
(네네. 이것이 다음 스페이스닷원ㅎ 본사 건물입니다. 스페이스닷투, 스페이스닷키즈와 바로 붙어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