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미디어>볼드체 이슈, 어떻게 볼 것인가
뉴스편집 편향성 등 공룡포털 개혁 착수 란 보도에 아주 인상적인 한 구절.
새누리당 관계자는 "포털의 횡포, 특히 게이트 키핑을 통해 여론 왜곡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대형 포털을 언론의 범주에 넣어 뉴스 편집권에 대한 법적 제한을 받게 하거나, 편집권을 뉴스 제공 해당 언론사에 전적으로 맡기는 방안을 법안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상에, 포털은 이미 미디어로 언론 법 범주 곳곳에 들어가요. 근데 뭘 새삼 언론사 범주에 넣겠다는 것이며, 언론사 범주에 넣으면 편집권은 법적 제한 대상이 아니라.. 독립과 자유 대상이어요. 왜 그걸 법으로 감놔라 배놔라를 한다는 겁니까. 언론법 구조 잘 모르시는 거 아닌가요? 설마.. 싶긴 하지만.
미디어 공정성은 결코 쉽지 않은 주제입니다. 특히 포털에서야 하물며.
이걸 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 공정성을 재단하는 것이 어떤 한계가 있을 수 있는지.. 요즘 관심사입니다. 며칠 전 블로그에도 '언론 통제 법제도 흑역사'로 정리했죠.
같은 맥락에서... 몇가지 정리를 더 진행하고자 합니다. 원래 이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에서 진행한 인터뷰 정리입니다. 인터뷰 대상은 포털 뉴스를 서비스하는 주요 포털사 담당들과 관련 연구를 실제 해보신 학자 등.
실제 포털에 계신 분들의 목소리는 흔하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언론사에서 굳이 포털 뉴스 하는 분들 인터뷰 않으시니까요ㅎㅎ 그래도 어차피 이야기를 함께 풀어나갸야 할 분들입니다. 그래서 정리를 옮겨놓습니다.
포털 뉴스의 볼드체 이슈는 "아는 사람만 아는 얘기". 다만 가볍게 넘기기 어렵습니다. 엄정하게 국정을 챙기는 자리에서도 쟁점이 됐던 이력 탓이죠.. 이젠 법으로 나올 태세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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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상일 의원(새누리당)은 증인으로 출석한 김상헌 NHN 대표와 최세훈 Daum 대표에게 포털 뉴스 관련, 질의를 했다. 이 의원은 다음 첫 화면 뉴스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볼드체’, 즉 굵은 글씨로 편집하는 방식 관련,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서인 듯 한데 굉장히 편향적”이라고 지적했다. 홍지만 의원(새누리당)도 여당에 불리한 내용의 기 사를 볼드체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과 경제위기 기사를 편집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홍 의원은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주요 매체인 포털이 볼드체를 이용해 특정 기사를 강조하면 이용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 저 붉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이 이른바 볼드체 편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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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드체 이슈는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지만, 외부와 내부의 시각 차가 현저하게 다르게 나타났다. 우선 대체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이 지배적인 가운데 기존 신문 편집과 비교하는 반응이 나타났다. 두번째, 인터넷 서비스의 기능적 의미에서 해석하는 경우가 있었다. 세번째, 편집행위의 일종인데 시비를 삼는 자체가 문제라는 응답도 등장했다. 학자 답변 중에는 “의도적으로 사용자의 클릭을 유도한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반응도 있었으나 실제 포털 내부에서는 문제 삼는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다.
“사실은 왜 문제인가, 라는 생각이다. 특정 언론사의 지면 기사는 기사 제목의 크기, 위치 등에 대해 아무 간섭도 하지 않는다.”
글자체이든 배치이든 편집은 미디어의 기본 권한이며 신문의 편집에 대해서 이런 문제를 제기한다는 자체가 언론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 같은 접근 자체가 맞지 않다는 반응이다. 실제 최근 포털 뉴스에 대한 문제 제기 외에는 전세계 어느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서도 볼드체를 문제삼은 사례는 알려진 바 없다.
“우선 볼드체 편집에 대해 고객 항의를 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왜 우리 이용자들은 이런 항의를 않을까? 볼드체 편집은 사용자들에게는 매우 효율적이고 유용함을 제공하는, 기능적 의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적 요소로서 볼드체를 공정성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볼드체 편집은 그날의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이용자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 신문 지면에서 제폭의 폰트 크기가 기사의 중요성을 드러내듯 포털 뉴스에서 볼드체는 해당 화면의 메인 기사 역할을 하는 것으로써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일종이다”
“온라인 편집에서 강약을 주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다. 신문 타이틀은 중요도에 따라 다양한 폰트를 사용하는데, 온라인 편집은 그만큼 다양할 수는 없으나 볼드 처리로 중요도를 표현한다. 이를 문제삼는 것은 편집에 대한 몰이해다”
“가독성을 높이려는 볼드체가 ‘편견’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은 '가능성'과 '사실'을 혼동한 결과이다. 볼드체를 사용한 특정 주제가 이용자에게 강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볼드체가 ‘편견'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이용자에게 특정 주제가 강조될 가능성은 다른 문제이다. ‘편견’ 또는 왜곡의 기술적 가능성은 첫째, 기술적 가능성이 투명하지 않을 때(예: 뉴스 알고리즘이 철처한 비밀로 보호될 경우) 둘째, 사실을 '왜곡'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와 결합될 때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결과물로서 기술적 표현'을 가지고 공정성 문제를 제기해서는 안된다.”
실제 뉴스 서비스에 대한 고객센터로 접수되는 민원 중에는 볼드체를 문제삼는 경우가 없었다는 것이 이번 질문에 대한 응답자들의 반응이다. 국정감사 등 정치권 혹은 극히 일부 매체에서만 볼드체를 “불공정한 행위”로 정의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한정된 모니터 화면에서 가독성을 높이고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의 한 특징일 뿐이라는 반론이다.
“국정조사에서는 볼드체 강조를 공정하지 못한 편집이라고 지적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정하지 못한지 설명하지는 못했다. 뉴스팀 내부에서 매우 까다롭게 세운 편집 원칙에 따라 모든 편집자들이 에디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정치적 의도가 있다거나 특정 집단을 편든다는 지적은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생각한다”
“(볼드체가 불공정하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 맨 상단에 (기사) 올리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얘기하는 거랑 똑 같은 것이다. 문제는 왜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의 근거의 문제지, 표현하는 방식을 볼드로 하느냐, 맨 상단에 올리느냐의 문제는 부차적인 얘기다. 상단에 올리는 가치는 많은 언론사들이 그 기사에 대해 썼다면, 그 기사는 매우 중요한 가치로 판단해야 하는게 아니냐 하는 공감대가 있는 것이고 볼드로 쓰든, 맨 상단에 올리든, 위치의 문제든, 서체의 문제든 (공정성 문제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
“볼드체 편집, 기타 포털의 편집과 관련하여 결국 포털이 미디어나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는지에 대한 문제라고 본다. 미디어로서 게이트 키핑 등을 포털이 수용하고 편집기준을 통해 이를 준수하고 있는지가 문제이고, 이를 통해 한다면 딱히 문제 삼을 수 없다”
의도적으로 사용자의 클릭을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 자체가 해당 화면에서 가장 위에 배치한다거나, 볼드체를 한다거나 모두 어떤 특정 기사를 중요하게 평가하여 편집하는 행위 전체에 해당될 수 있다. 의도적으로 독자들이 더 잘 볼 수 있도록 1면 톱에, 혹은 1면 사이드톱에 특정 기사를 배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답변에 나타나듯, “포털이 미디어나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는지에 대한 문제”일 뿐 볼드체 편집만으로 행위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포털이 미디어라면, 당연한 편집행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포털은 이미 기사를 생산하지 않지만 유통을 담당하는 새로운 미디어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편집원칙 등을 공개하고 있으며 법적으로도 미디어로 규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