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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안전사회' 스웨덴의 비밀. 사람이 먼저다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이 1988년 방한했을 때 그는 통역이었다. 이태원 나들이에 나선 국왕이 해밀턴 호텔 가게에서 스카프를 집어들었다. 그런데 옆에 있던 누군가가 국왕의 팔을 붙잡고 스카프를 내려놓게 했다. 감히 폐하를 막은 당시 주한 스웨덴 대사 부인은 “같은 스카프가 옆 골목에 가면 더 싸다”고 했다. 놀라운 일은 이어졌다. 수행원에 대사관 직원들 여럿인데 국왕이 물건 산 쇼핑 봉투를 다 직접 들고 다녔다. 대신 들어주는 ‘가방모찌’가 없었다. 권위주의와 가장 거리가 먼 나라, 스웨덴을 그는 그렇게 마음에 담았을까. 유럽연합집행이사회 안보자문역 조명진 박사님 얘기다. 대학 때 스칸디나비아어를 전공한 후 영국 LSE에서 유럽학을 공부한 조 박사님은 23년 간 유럽에서 살았다. 남들 보다 유럽을 많이.. 더보기
<사소한 일기> 안녕하세요. 북바이북 상암동 북바이북. 서점이 이렇게 재미난 공간이란걸 간만에 깨달았어요. ㄱㅂ문고 외에 사실 동네 서점이 사라져서 이런 경험 생각도 못했어요. '글빨 땡기는 날', '그린라이트 인가요?' '디자인, 잘 몰라도 상관없어',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작은 주제별로 책 좋아하는 미녀 쥔장 자매가 직접 큐레이션한 책들. 맘에 드는 테마로 골라볼 수 있고. 책을 몇 권 살 때 마다, 독서카드에 책 제목만 10개 쌓여도, 비올 때 눈 올 때 책 사면, 책에 대한 몇 줄 리뷰를 담은 '책꼬리'를 쓰면, 커피도 무료로 제공. 쌩라면부터 왕만두 그라탕, 커피와 밀크티, 생맥주와 보드카까지 가볍게 요기할 수 있고. 테이블과 의자에서 마음껏 책 구경하고 읽을 수 있는 문화 공간. 북바이북 베스트 코너에 를 과 같이 놓아주는.. 더보기
알고 보면, 저 촉촉한 사람인데 나는야 "ESTP", "수완좋은 활동가형"......;;;; 간만 MBTI 검사.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건 업무상 재해 같아요.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저는 감성적이고 정서적으로 촉촉한 녀자입니다. 소설과 영화 등 문화 생활도 나름 즐기구요. 가끔은 관대하고, 이해심 많습니다. 그런데 '객관성에 초점을 두고, 논리적 분석에 기초한 결론', 즉 '사고(T, Thinking)' 쪽 점수가 '조화에 초점을 두고, 개인 또는 사회적 가치에 기초한 결론', '감정(F, Feeling)' 쪽 점수에 비해 압도적으로 불균형. 설명을 보면 정서적이라기보다 논리적. "논리적 분석을 통해 최선의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생각", "개인의 감정이나 가치를 반영하지 않고, 객관적 자료와 논리적 추론을 통해 결론에 도달하는 .. 더보기
그날의 구원투수, 된장국 6월 세번째 수요일, 초여름 저녁 바람은 선선했다. 레스토랑 안마당 야외 자리에는 곳곳에 넥타이 차림 성공남들만 우글우글 했지만, 나무 그늘은 좋았다. 평소 같으면 이런 저녁 한번으로 며칠치 거뜬하게 충전될 그런 자리였다. 그러나 인생 그리 간단할 리 없다. 종일 우울할 것이 확실시 되었던 터라 일부러 골라입은 화사한 원피스는 별로 도움이 안됐다. 차분하게 된장녀 코스프레를 해도 부족할 마당에 자꾸 시큰했다. 시간 맞춰 온 K는 내 표정부터 살폈다. 당초 K의 생일을 맞아 겸사겸사 모이는 자리. 코키지 무료인데다 분위기 좋은 공간을 골랐거늘 이게 오히려 문제가 됐다. 공교롭게도 내 가족에게 불운이 통보된 날인지라, K는 내 기분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지나치게 우아한 장소부터 걱정해줬다. 생물학적으로 훨.. 더보기